|2026.03.03 (월)

재경일보

신동빈·정지선·정용진·정유선 등 유통재벌, 국감 불출석하고 해외 도피

김유진 기자
[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의 23일 국무총리실, 공정거래위원회, 국가보훈처, 국가권익위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부당내부거래 및 불공정행위 등과 관련해 일반증인으로 채택됐는데도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한 재벌 및 재벌 2∼3세들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날 불출석한 재벌 총수 및 재벌 2∼3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주진우 사조그룹회장 등 5명이다.

부당내부거래 및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된 주진우 회장은 "다른 증인을 채택해달라"는 사유서를 보내왔고, 골목상권 침해나 대형유통업체 영업행태 등과 관련해 채택된 나머지 4명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무위원들은 이들의 불출석 사유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국감 시작 1시간도 안돼 정회를 선포했으며,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신동빈 정지선 정용진 정유경 등 4명에 대해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증인 요청과 불참이 반복되자 결국 청문회를 열어 유통업체 총수들을 다시 소환하기로 한 것.

또 이들이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국회관계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1차 출석일에 아무 근거 없이 불출석한 이후 오늘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국회와 국민의 마지막 기대를 무참히 짓밟은 것이며, 오만방자한 태도에 대해 무기력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송광호 의원도 "본인들이 좋은 시간에 청문회 날짜를 정해 우리가 번거롭더라도 상임위를 열어 그 증인들에게 따져봐야겠다"며 "이 문제를 종결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후년에도 영원히 안 올 사람들인 만큼 여야가 합의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김영주 의원은 "재벌들이 골목에 침투해 담뱃가게나 통닭가게를 하면서 서민의 마지막 밥그릇까지 빼앗아가고 있는데, 국회까지 무시하고 있다"며 "이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왜 고발해야 하는지와 서민경제에 어떤 잘못을 했는지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경고했다.

유통업체 총수들이 제출한 불출석 사유에 대해서도 국내에서는 골목상권 논란을 일으켜 놓고 해외 유명브랜드 유치 등을 이유로 해외로 도피했다며 문제 삼았다.

민주당 이상직 의원은 "이분들이 안 나온다고 밝힌 사유 중 해외 유명수입제품 독점판매권 독점계약을 하러 나갔다는 게 가슴을 때린다"며 "골목상권과 서민 죽이는 것과 관련해 하려고 하는데 이런 불출석 사유가 다시 한번 서민들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대형 유통업체 총수를 증인으로 불러 영업규제,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한 문제를 다루기로 했던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회피성이 짙은 해외출장을 떠났었다.

롯데그룹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신동빈 회장이 이날 해외 출장길에 올라 일본·태국·미국 등 3개국을 방문하고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귀국일을 이달 말로 잡은 것에서 23일부터 열리는 종합 국정감사를 피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이지만, 롯데측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시장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외 사업확대를 위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일정이라는 그럴듯한 변명을 내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11일 국감을 앞두고서는 베트남 기업과 물품 공급에 관한 MOU를 체결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떠났으며, 이번에는 세계 식품 박람회를 둘러보겠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정유경 부사장도 미국 유명브랜드 프로엔자 스쿨러의 국내 독점 사업권을 확보하겠다며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11일 국감을 피해 미국으로 도피해 뉴욕과 LA 등지에서 일정을 소화한 후 랑방과 끌로에 등 유명브랜드 최고경영자와 국내 라이센스 계약의 해지문제를 협의하겠다며 프랑스로 떠났다. 정 회장은 국감이 모두 끝난 뒤에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 측이 밝힌 공식적인 미국 출장 목적은 아울렛 사업 현장 시찰이며, 프랑스행에 대해서는 "랑방과 끌로에가 무리한 매출목표 달성을 요구하며 계약의 중도해지 가능성을 경고해 최고경영자와 직접 만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8일 열린 지식경제위원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유통업체 총수 가운데 대형마트 3사의 경우 모두 해외 출장중이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지난 5일 영국으로 떠나 국감이 끝난 26일에 귀국한다. 이 회장은 지난주 지경위에 출장때문에 국감에 출석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이미 제출했다.

최병렬 이마트 대표는 7일 중국으로 2박3일 일정의 출장을 떠났으며,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 역시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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