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융권 올해 3400여명 인력 구조조정… 3년째 감원한파

금융사 전체 직원 2% 수준… 은행원이 가장 많아

이형석 기자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극심한 경기 불황의 여파로 올해 최대 3400여명의 인력을 줄이기로 해 지난 2010년 시작된 대규모 감원 한파는 3년째 금융권을 강타하게 됐다.

금융권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충분한 인력을 줄였다고 판단하는 듯했으나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자 다시 대규모 감원카드를 꺼내들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 침체에 대응해 연초부터 인력을 줄여왔던 국내 은행·보험·카드사들은 연말 희망퇴직 형식으로 마지막 감원을 하며 올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인력 감축 규모는 외국계를 포함한 은행이 1800여명, 생명·손해보험사가 600여명, 카드·캐피탈이 1000여명 등 총 3400여명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금융권 종사자 17만여명의 2% 수준이다. 금융권은 이미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50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원한 바 있다.

올해 3400여명이 감축돼도 은행·보험·카드사들이 평년 수준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어서 금융권 종사자 총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몸값이 비싼 고연령자는 내보내고 연봉이 적은 신입사원으로 채워 총원을 유지하겠다는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연말까지 200여명을 희망퇴직시키기로 했다.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4년 만으로, 정확한 감원 인원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서 감원규모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6명을 사내 감사 등 일부 업무만 담당하는 `관리전담 직원'으로 재취업시키는 방법으로 인원을 감축한 바 있는 신한은행은 올해 초 희망퇴직으로 230여명을 줄였다. 또 수익성 악화와 인사적체 심화 등 은행이 처한 상황으로 볼 때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도 감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예년과 같은 조건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중심으로 시행하는 준(準)정년퇴직제를 올해도 적용한다.

KB국민은행은 매년 시행해 온 준정년퇴직제를 올해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올해 초에 준정년퇴직제로 국민은행을 떠난 직원은 40여명이다. 이는 24개월치 기본급이었던 예년의 퇴직보상금 하한선을 다소 높이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80명을 줄인데다가 외환은행도 하나금융 자회사 편입 후 영업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어 작년보다는 작은 규모의 희망퇴직이 예상되고 있다.

인사적체가 심한 NH농협은행은 연말 인원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해 연말 전체 직원의 12%에 달하는 800여명을 명예퇴직시킨 후유증으로 연말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처한 대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본다"면서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가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보험 수익 비상에 걸린 보험업계는 중소형사를 위주로 인력을 줄이고 있다.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 석 달째를 맞은 ING생명과 예금보험공사가 위탁 경영을 하는 그린손해보험, 외국계 소형 생·손보사들은 이미 400명 넘게 감원했고, 연말까지 200여명가량 추가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생보업계 빅3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손보업계 빅4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은 연말까지 자연 감소분을 제외한 인력 감축을 거의 하지 않을 방침이다.

가맹점 수수료 분쟁 등으로 인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카드사는 계약직 위주로 인력을 대폭 줄이고 있다. 이미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만 900여명의 계약직 직원들이 옷을 벗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이사직급을 없애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서 상시 인력 감축을 연말까지 하고 있다.

현대카드 또한 최근 직제 개편으로 인력을 조정하고 있다. 삼성카드 등 나머지 전업 카드사들도 정규직을 대상으로 자연 감소나 일부 희망퇴직 등으로 100여명 줄일 예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 정규직은 희망퇴직은 아니더라도 이직 등 형태로 자리를 옮긴 사례가 많다"면서 "정년을 앞두고 자발적으로 물러나는 직원들도 늘어 경기 한파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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