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Works of the OFFICE - 미루재

서범석 기자

솔토건축사사무소

 

 

미루재의 미(彌)는 두루 널리라는 뜻이고, 루(陋)는 누추하다할 때 누자를 쓰지만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겸손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건축주는 세 자녀로부터 여러명의 손자를 두었는데 두 분 모두 여전히 사업과 활동을 왕성하게 하지만, 한편으론 주말이면 손자들을 기다리는 후덕한 할아버지, 할머니이다. 이 집이 지어진 후 이 분들이 가장 크게 기뻐하는 것은 심신이 모두 건강해짐을 느낀다는 점과 손자들이 마당과 이층에 이르는 공간을 좋아해 주말이면 집이 늘 북적인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중학교만 가도 이런 상황은 기대하기 어려울 텐데, 앞마당과 뒤뜰, 계단과 이층을 쉴 새 없이 오가며,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기억의 저장고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함께 새겨나가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이라 생각하는지 전해줬다. 적어도 삼대에 걸쳐 정신적 공유 영역이 있을 때 가계를 이뤘다고 할 수 있고, 그 가계를 물리적으로 담는 공간이 집인 것이다.

 

미루재는 이름 그대로 자연과 주변 마을에 대해 겸손한 집이다. 담장을 대지 경계 부분까지 욕심껏 쌓지 않고, 내부로 들여쌓았다. 이로 인해 불규칙한 형태의 대지이지만 정리된 외부 공간을 갖게 됐다. 담의 외곽은 인접 대지, 도로와 자연스런 레벨 조정이 되도록 경사면으로 두었다. 이 부분은 잘 가꾸지 않아도 되는 거친 자연의 영역이다. 들여쌓은 담은 T자 형태로 배치된 집을 경계로 4개의 마당을 만들었다. 마당은 하늘을 담는 작은 그릇이다. 각각의 마당은 각각의 내부 공간과 짝을 이룬다. 일상의 공간인 내부는 이 마당들과 연결되면서 하늘과 만나고 초월적 시학이 된다. 이 집은 단정한 박공 형태와 내밀한 평면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활력 있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거실 내부에 커다란 실린더와 조형적인 계단이 내부 공간에 활력을 주고, 이층으로 동선을 유도한다. 이층의 박공 천장은 평행하게 가로지르는 긴 집성목을 매개로 겹 지붕과 노출된 보조구조용 서까래가 각 실들의 개성 있는 천장을 만든다. 거친 벽돌과 목재로 마감한 미루재는 자연과 주변 마을에 대해 겸손한 집이다. 미루재는 우리가 일관되게 적용해 왔던 몇 가지 원칙의 하이브리드 구법을 적용하고 있다. 지하층과 1층 공유 영역(거실, 식당과 서재 겸 손님방) 부분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적용했다. 개구부가 큰 창이 필요한 거실과 식당에 부분적으로 목재와 복합철골구조 기둥을 두어 담장에 의해 세분돼 있는 마당과 내부 공간이 더 적극적으로 만난다. 철골 사이에 목재가 끼워져 있는 기둥은 단열성능이 있어 구조를 노출시키면서 유리창과 같은 면에 쓸 수 있다. 목구조는 1층 안방과 2층 침실 존을 위한 구법이다. 경골목구조는 벽식 구조 개념이어서 실이 구획된 형태의 평면을 만드는데 유리한 대신, 개구부의 크기와 개방적인 평면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 부분적으로 중목구조를 혼합해 개방적인 평면을 만든다. 단순한 형태의 지붕 속에 노출된 집성목보와 서까래, 그리고 겹 지붕이 집 속에 집의 형상으로 다양하게 존재한다.
글·자료제공 _ 조남호·(주)솔토건축사사무소 대표 / 에디터 _ 박광윤 기자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1-67번지
지역지구 : 도시지역, 보전녹지지역
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1,068.00㎡
건축면적 : 213.04㎡
연면적 : 475.91㎡
건폐율 : 19.95%
용적율 : 28.76%
규모 : 지하1층, 지상2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철골구조 중목구조 경골목구조
외부마감 : 시다목 사이딩, 치장벽돌
주차대수 : 2대

 

1 주출입구 2 신축건물 3 중정 4 주차장 출입구 5 경사화단
1 주출입구 2 신축건물 3 중정 4 주차장 출입구 5 경사화단

 

[지상1층 평면도] 1 데크  2 방1  3 다용도실  4 부엌  5 식당  6 후정  7 현관2  8 거실  9 화장실  10 방2  11 안방  12 드레스룸  13 욕실  14 중정
[지상1층 평면도] 1 데크 2 방1 3 다용도실 4 부엌 5 식당 6 후정 7 현관2 8 거실 9 화장실 10 방2 11 안방 12 드레스룸 13 욕실 14 중정

 

[지상2층 평면도] 1 데크  2 방3  3 가족실  4 방4  5 발코니
[지상2층 평면도] 1 데크 2 방3 3 가족실 4 방4 5 발코니

 

[지하1층 평면도] 1 음악감상실  2 창고1  3 기사대기실  4 골프창고  5 창고2  6 창고3  7 주차장  8 주차장 출입구
[지하1층 평면도] 1 음악감상실 2 창고1 3 기사대기실 4 골프창고 5 창고2 6 창고3 7 주차장 8 주차장 출입구

 

 

 

박광윤 기자 pky@imwood.co.kr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SK하이닉스, AI 솔루션 전문 미국법인 설립

SK하이닉스, AI 솔루션 전문 미국법인 설립

SK하이닉스가 AI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에 AI 설루션 전문 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HBM 등으로 축적한 AI 메모리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단순 메모리 제조사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설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29일 밝혔다. AI Co로 불리는 신생 회사를 통해 AI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협업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AI 데이터센터 전 분야에 적용 가능한 설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20.1조원…메모리 최대 실적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20.1조원…메모리 최대 실적

삼성전자가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93조8천억원, 영업이익 20조1천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DS(Device Solutions)부문의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메모리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사 매출은 전분기 대비 7조7천억원 증가한 93조8천억원으로 9%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7조9천억원 증가한 20조1천억원으로 65% 확대됐다.

현대건설, 미국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

현대건설, 미국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미국 텍사스 대규모 태양광 개발 프로젝트가 금융조달과 사전 공정을 마치고 본공사에 돌입했다. 현대건설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양광 개발 프로젝트 ‘루시(LUCY)’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프로젝트 루시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한국중부발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EIP자산운용, PIS펀드 등이 참여하는 ‘팀 코리아’가 추진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