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일본에선 "블랙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이제 난 한계인지도 몰라"란 다소 긴 제목의 영화가 화제였다. 이 영화는 '워터보이즈'로 유명한 사토 유이치 감독의 작품으로, 일본 기업의 불합리한 노동 환경을 풍자했다. 주인공이 회사에서 적은 급여와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부당 업무 강요받으며 좌충우돌하는 스토리를 사실적으로 그려내 일본 국민들의 공감을 샀다는 평을 받았다.
? 일본 역시 부당한 노동환경에 몸살… 고용계약에 업무 내용, 근로 시간 명시 안해
'블랙 회사'는 불법?편법적인 수단으로 근로자에게 가혹한 노동을 강요하는 악덕 기업을 뜻하는 단어다. 취업 준비생들도 블랙 회사 취직만은 기피하고 있으며, 이력서를 넣으려는 회사가 블랙 회사인지 아닌지를 조사해주는 웹 서비스도 있다. 블랙 회사 판별 기준은 크게 대량 채용, 선별(인턴), 일회용품 취급, 무질서 등 4가지다.
1. 대량 채용
- 세후 소득을 명시하지 않고 포괄 임금제로 월수입을 과장
- 채용 조건을 '정규직'이라 명시하고 계약 시엔 인턴이나 비정규직으로 변경
2. 선별(인턴)
-입사 후에도 정규직 전환을 위해 취업활동을 계속하게 함
- 기준에 맞지 않는 인원은 전략적인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자진 퇴사 유도
3. 일회용품 취급 :
- 비정상적인 장시간 노동에 잔업수당도 지급하지 않음
- 자발적 퇴사를 인정하지 않음
4. 무질서
- 조직에 필요한 일반적인 질서가 잡혀있지 않음
- 성회롱, 폭력 등 비인도적인 행위와 범죄가 발생함
일본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하던 시기에 장기 고용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최소한의 고용 유동성을 확보할 여지가 있었고, 이에 고용 계약 시 업무와 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는 편법이 성행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근로자에게 업무를 명령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가졌다.
이러한 일본 고용 시장의 특수성은 경제성장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버블 붕괴 후 비정규직이 대량 양산되며 사회 문제로 부각되었다. 근로자에 대한 종신고용이 사실상 사라졌고, 근로자의 권한이 급속히 약화되었지만 기업의 강력한 명령권은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유니클로, 도쿄전력 등 일본의 대기업까지 블랙 회사 선정되어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 대학생 괴롭히는 '블랙 바이트'도 등장, 학업에 지장 생길 정도
최근엔 일본 대학생들 사이에서 '블랙 바이트'란 신조어까지 생겼다.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는 업체가 늘어난 탓이다. 후생노동성에 제보된 블랙 바이트의 사례로는 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의 긴 노동시간의 강요, 영업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아르바이트 인력이 자비로 제품을 구매하게 하는 행위, 근무 시간 외에 쓰레기장 청소 등을 무급으로 명령하는 행위 등이 있다.
시가현의 한 요식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한 대학생은 매장 주인이 개당 1개 당 수천 엔의 가격인 장어덮밥의 판매 할달량을 직원들에게 부과했다고 고발했다. 이 업체 직원 중엔 가족과 친구들에게 부탁해 100개가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매출 달성을 해도 정식 직원에게 돌아가는 수혜는 전혀 없다.
장시간의 노동을 강요하고 최저임금이 안되는 급여를 책정하는 것은 노동기준법 위반 사유며, 자기 부담으로 상품을 구매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는 형사 처벌 될 수 있다.
변호사들로 구성된 시만단체 '블랙 기업 대책 프로젝트'는 지난해 여름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전국 27개 대학 470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47%에 달하는 2500명이 무리한 근무시간과 계약시와 다른 노동조건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을 받았다, 설문 중엔 "아르바이트가 학업에 지장을 준다"는 의견도 있었다.
후생노동성은 4월부터 "아르바이트 근무조건을 확인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새내기 대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의 기본 규정을 교육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 캠페인 담당자는 "의외로 기업이 요구하는 잔업을 하지 않아도 아르바이트 해고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각 대학과 시민단체들도 학생들의 노동환경 개선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호세이 대학은 수업에 지장을 주는 아르바이트는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문서를 학생들에게 전달했고, 일부 노조와 시민단체도 대학 등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열어 무리한 근무는 거부할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이나 매장이기에 학생을 대상으로만 교육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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