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제일모직을 지배하는 자가 삼성그룹을 지배한다. 계열사 합병은 준비된 옥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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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제일모직을 지배하는 자가 삼성그룹을 지배한다

삼성그룹은 지분 구조가 순환출자 형태였던 탓에 정식 지주회사가 없었다. 2014년 제일모직이 상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제일모직,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카드 등 계열사들이 돌아가며 서로의 주식을 보유했었다. 하지만 제일모직 상장 후 순환 출자 고리는 끊겼고,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나머지 계열사들의 지배 구조를 정리했다. 제일모직은 이 과정에서 지주회사의 지위를 얻었다. 이때부터 삼성맨들 사이에선 "제일모직을 지배하는 자가 삼성그룹을 지배한다."란 농담 아닌 농담이 돌았다.

증권가에선 오래전부터 순환출자 고리 정리를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생각했었다. 이미 1996년에 제일모직의 전신인 삼성 에버랜드가 전환사채를 헐값에 발행해 이재용이 집중적으로 전환사채를 가질 수 있도록 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이건희에겐 징역 7년과 벌금 3500억 원이 구형되었으나,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준비를 이유로 사면했다.

삼성 내부에서 본격적으로 경영권 이동 조짐이 보이는 지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것도 계획된 수순에 따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 지배 구조가 단순해지고, 남아있던 순환출자 구조도 상당 부분 해소되기 때문이다.

합병 후 삼성물산은 시가총액 34조 원 규모의 초대형 건설·상사·패션·리조트·식음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난다. 지주회사인 제일모직과 모태기업 삼성물산이 합병된 것인 만큼, 거대 그룹 경영자의 옥좌로도 손색없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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