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올뉴투싼 결함 의혹, '국민차' 현대차 이미지는 회복 불가능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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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올뉴투싼'
현대차 '올뉴투싼'
현대차 '올뉴투싼'

1980년대 : "우리경제 살리려면 국산차 타야지~ 국산차 많이 좋아지기도 했고."
2010년대 : "현대차 탈바엔 외제차 사는게 낫지 않냐? 위험하잖아.
"


'현대자동차'란 브랜드는 정말 많이 성장했다.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시작해 기술이전을 받으며 해외 제품을 비슷하게 카피해 팔던 현대는 어느새 글로벌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완성차 기업이 되었고, 도요타, 폴크스바겐 등 세계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거대 기업이 견재하는 유망주가 됐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현대는 전 세계 도로를 달리며 한국이란 작은 나라의 기술과 자본력을 알렸고, 그 덕에 다소 촌스러워 보이던 현대 로고도 해외에서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현대차는 우리의 자부심이었다.

 

글로벌 하지 않았던 74년~92년 사이 사용된 로고
글로벌 하지 않았던 74년~92년 사이 사용되었던 현대차 로고

그런 현대차가 난항에 빠졌다. 5월 이후 현대자동차 주가는 10%나 하락했다. 5월 7일만 해도 17만 3,000원에 달했던 주식은 6월 2일 13만 8,500원으로 추락했다. 해외시장에서의 부진과 엔저 현상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국내시장 판매량까지 3.6%나 줄어든 점, 그리고 같은 기간 국내 외제차 업체 국내 매출이 36.7%나 증가 한 점은 가볍게 볼 수 없다. 고객이 현대차에서 수입차로 눈을 돌렸다는 사실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출 감소를 자사 경쟁력이 아닌, 내수 경기 침체 탓으로 돌리는 현대차의 변명은 궁색할 뿐이다.

☐ 글로벌 기업에서 골칫덩이 기업으로.... 포드 자동차

Found On Road Dead (길 위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Fixed Or Repair Daily (매일 고치고 수리해야 한다.)
Failure Of Research & Development (기술 개발에 실패하다.)
Factory Ordered Road Disaster (공장에 주문하는 도로 위 재앙.)
Fucked On Race Day (운전하기 X같은..)

미국 완성차 회사 '포드(Ford)'의 머리글자를 딴 조롱이다. 하나같이 포드의 열악한 성능과 안전성을 비난하고 있다.

 

리콜사태 원흉 '포드 익스플로러'
리콜사태 원흉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는 초기 자동차 생산을 이끌었으며, 90년대까지 GM, 크라이슬러와 함께 미국 완성차 업계의 '빅 3'로 불리던 거대 기업이다. 우리에게 현대가 그랬던 것처럼, 미국 경제성장을 이끈 포드는 국가를 상징하는 브랜드였고 미국인들의 자부심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98년에 31.1%였던 시장 점유율은 2003년까지 6%나 하락했으며, 도요타와의 격차는 2.3%에 불과할 정도로 좁혀졌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유럽차, 일본 차의 약진을 매출이 부진한 이유로 들었지만, 더 큰 이유는 소비자들이 포드를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2000년에 불거졌던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 사태'는 포드가 고객 안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세계 최대 타이어 제조업체인 파이어스톤은 출시한 타이어 650만 개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제품 불량으로 인해 운행 도중 타이어가 파열되는 사고가 잇따라서다. 이 타이어 가운데 70% 는 포드의 주력 차종인 익스플로러에 장착돼 있었다. 포드는 수십 명이 제품 결함으로 사망하는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쉬쉬하며 은폐하려다 문제가 커지자 "리콜 해주면 되지 않느냐."라며 고압적이고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청문회를 통해 포드가 타이어 결함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미국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줬다.

이 리콜 사태로 포드는 2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했을 뿐 아니라,  파이어스톤사와 맺은 95년 간의 협력관계도 깨져버렸다. 무엇보다 소비자 신뢰를 잃은 게 결정적이었으며, 이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언제 타이어가 터질지 몰라 브레이크 한 번 밟는 것도 조심스러운 차를 누가 수천만원을 지불하고 구매하겠는가? 한 번 무너진 포드의 브랜드 이미지는 지금까지도 회복이 되지 않았다.

 

보배드림에 올라온 사진
보배드림에 올라온 사진

  남의 일인줄 알았지?... 같은 실수 되풀이하는 현대

그리고 10년여가 흘러 현대자동차에서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 뉴 투싼 어이없는 사진 한 장 올립니다."란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좌측 앞측 타이어가 옆으로 삐져나온 채 멈춰있는 차와 이를 불안하게 지켜보는 차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사이트 회원들은 볼트가 제대로 조이지 않아 타이어가 빠진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을 갖고 정말 차체에 결함이 있었던 건지, 아니면 조작된 사진인지 판단하긴 무리가 있으나, 싸늘한 게시판 반응은 현대에 대한 여론이 어떤지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원색적인 비난과 조롱이 잇따랐고, '흉기차(현대차의 안전성을 비하하는 단어)', '현대 호구'등의 단어도 잇따랐다. 자랑스러운 국민차 현대의 이미지는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안타깝게도 현대차가 부실하단 여론은 사실인 것 같다. 그동안 현대차 결함과 관련된 언론 보도 수는 타 브랜드의 제품에 비해 월등히 많다. 에어백 결함, 누수, 의문의 전소, 부식, TPMS 오류, 급발진, 주행 중 핸들 잠김 등등 사례도 다양하다. '전반적인 질적 저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최고 자동차 기업답지 않은 미숙한 서비스 수준도 고객의 불만을 사고 있다. "고객님! 에어백은 충돌각을 맞춰야 제대로 터져요."라고 답변한 한 AS 담당 직원의 한 마디는 현대의 서비스 정신을 상징하는 '명언'이 되었다. 이외에도 강경 노조로 인한 생산력 저하, 해외 고객과 국내 고객 간 차별적 태도 현대차에 대한 비난은 다양하다.

완성차 업계는 앞으로 더 힘들어질 거다. 값싼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고객 선택 폭이 넓어졌고, 경기 침체로 인해 자가용을 갖는 것에 대한 부담도 커져 굳이 차를 구매하기보단 대여하는걸 선택하는 사람도 늘었다.  현대자동차 경영진도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할 거다. 하지만 고객의 생명을 존중하고 지켜야 한다는 원칙은 항상 기억해야 한다. 현대가 진작에 포드가 겪은 부침에서 교훈을 얻었다면, '충돌각'운운하는 경솔한 말은 하지 않았을 거란 안타까움이 든다. 어쩌면, 현대는 이미지를 회복하기엔 이미 너무 늦은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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