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신경숙 표절 논란부터 이재용 사과, 아베 총리까지... 제대로 사과하면 경제적 이득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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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과가 있었다

 

22일,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과가 있었다
22일,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과가 있었다

 

23일, 세계 곳곳에서 이례적인 사과(謝過)가 몇 차례 있었다.

첫 번째는 옛 가톨릭의 종교 박해에 대한 교황의 사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세에 가톨릭 교회로부터 파문당하고 이단으로 몰렸던 발도파 교회를 방문해 "가톨릭 교회가 비기독교적, 비인간적 태도와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해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12세기에 창설된 발도파 교회는 창설자가 파문당하고, 교인이 이단자로 규정돼 오랜 박해를 받았다. 교황이 과거 가톨릭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두 번째 사과는 영국 런던에서 있었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참전한 일본군 노병이 포로로 잡혔던 영국인 노병을 만나 72년 만에 일본의 잘못을 사과했다. 당시 포로들은 미얀마 철도 건설 현장에 투입되었는데, 가혹한 노동환경과 일본군에 의한 고문 등 가혹행위로 인해 11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본군 노병은 "일본인은 포로를 잔인하게 다뤘다. 일본은 옳은 일을 하지 않았다. 사죄한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사과의 말을 한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의 미진한 위기대응으로 인해 메르스가 확산한 점에 대해 "환자분들과 가족분들께서 겪으신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 환자분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하겠다."라며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삼성 오너 일가의 사과문 발표는 2008년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의 특검 관련 발표 이후 7년 만이다.

가능성이 보이는 사과도 있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지난 22일 청와대를 방문해 "일본 아베 총리가 고노∙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로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는 생각을 표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과거 일본 정부는 고노담화에서 식민지에 대한 강제 동원이 있었다는 점, 무라야마 담화에선 식민지 지배와 침략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의 듯을 밝혔으나,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군 위안부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고, 자민당 보수 정권이 들어선 이후엔 일본이 전범 국가임을 부인하며, 고노∙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고 있다.

한일 관계 악화... 양국에 경제적 부담만 초래해 

하지만 한일 외교부 장관 회담, 수교 50주년 기념 리셉션 등을 거치며 한일 양국 무드가 변화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한일 교류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으며, 아베 총리 역시 "박근혜 대통령과 힘을 모아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겠다."라며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 특히 아베 총리가 지난 4월 미국 의회 연설에 때와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얼어붙었던 한일관계에 해빙 조짐을 보인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사과는 감정의 문제이지만 동시에 경제적 이득과도 관련 있다. 진실되고 책임감 있는 사과는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조직이 정상화 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보면 현명한 비즈니스 행위로도 볼 수 있다. 비정상적 한일 관계는 지난 수십 년간 양국에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 한국의 대 일본 수출입 통계를 살펴보면 수출과 수입 모두 2011년을 기점으로 줄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매일경제신문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중국 환구시보가 공동으로 연구한 '한중일 경영자 설문조사.'에서 "최근 한일 관계 악화에 경제 관계는 어떻게 변했나?"라는 질문에 일본경영자 10%, 한국 경영자 28.9%가 "긴장이 고조돼 경영에 차질이 생긴다"라고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애꿎은 일본 거래 기업이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당시 대한상공회의소가 일본 거래 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는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국내 관광업계는 일본인 단체관공 예약이 취소되는 등 직격탄을 맞았고, 일본 수입차 판매량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경영인들은 외교 실패로 인한 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일관계 정상화'를 1 순위로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대일 무역 규모는 전체의 20%이며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이렇듯 한일 관계 정상화는 양국의 번영을 위해 중요하며, 이번 50주년 기념행사에 일본측의 진실한 사과와 한국의 용서가 이뤄진다면 한국∙일본 모두 경제적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이 행하는 이미지 회복 전략은 수용자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데 목적이 있는데, 대부분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부정, 최소화, 수정 시도 등을 한다. 하이트-진로가 경쟁사 처음처럼 비방 행위로 공정위에 적발되자 일부 직원의 독자적 행동으로 책임을 회피한게 좋은 예다. 하지만 한국언론정보학회가 '골판지 만두 파동', '표백제 찐쌀 유통', '가짜 갈비 유통' 등 언론에 보도로 공중 관계(PR, Public Relatuonship)에 타격을 입은 기업의 후속 조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잘못을 인정하고 진실한 사과를 한 기업이 신뢰도를 빠르게 회복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다양한 PR 분석을 통해 충분히 증명된 이론이기도 하다.

진심 없는 사과는 비난만 부른다... 한일 외교 3원칙 지켜야

하지만 진심이 없는 사과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른다. 만약 50주년 행사에서 박 대통령이 과거사를 에둘러 표현하고, 아베 총리가 언급을 회피한다면 한일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소설가 신경숙은 일본 소설 '우국' 표절 논란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우국을 읽어본 기억은 없지만, 표절 지적은 맞는 것 같다."라는 알쏭달쏭한 사과를 해 독자로부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책임 회피로밖에 안 들리다."라는 비난을 들었다. 이처럼 사과는 어려운 것이며,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 정부는 한일 외교 3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과문 잘 쓰는 방법을 첨부하겠다. 부디 일본이 진실된 사과를 해 소모만 부르는 과거사 문제를 청산하고 상생의 길로 나서길 기대한다.

① 자신이 사과해야 하는 잘못이 무엇인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파악해야 한다.
② 잘못에 대해 육하원칙으로 서술하며, 특히 '누가'에 해당하는 주어를 빠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③ 사과 주체와 관련 없는 타인이나 단체의 잘못은 언급하지 않는다.
④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자아성찰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등 첨언은 넣지 마라 가해자의 슬픔이나 발전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다.
⑤ 잘못에 대해 어떻게 후속 조치 할 것인지 공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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