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쿠바를 용서한 미국, 미국을 환영한 쿠바. 이제 돈 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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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혁명가도 세월과 함께 백발 할아버지가 됐다
젊은 혁명가도 세월과 함께 백발 할아버지가 됐다
젊은 혁명가도 세월과 함께 백발 할아버지가 됐다

국제 관계는 냉혹하고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는 단순하다. 이득이 되냐 되지 않느냐.

최후의 공산주의 국가 쿠바는 냉전의 유산이라 불린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중남미 해방운동은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죽은 체 게바라는 공산주의 이상의 상징으로, 살아남은 카스트로 형제는 미국의 견제에 정면으로 맞서며 쿠바를 괜찮은 나라로 성장시킨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오늘 쿠바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국가 미국과 기꺼이 손을 잡기로 했다. 미국의 쿠바 경제 봉쇄도, 전 세계를 3차 대전 직전까지 몰아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도 이제 옛 말이 되었다.

 

낡은 차를 광내며 타고 다니던 쿠바인들도 새 차를 살 수 있게 됐다
낡은 차를 광내며 타고 다니던 쿠바인들도 새 차를 살 수 있게 됐다

☐ 쿠바, 미국과 함께하는 경제 전망은 핑크빛

미국과 쿠바의 화해는 냉정 종식,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양립, 사상 자유화 등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국교정상화가 양국에 경제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점이다. 앞으로 미국인이 쿠바에 송금할 수 있는 금액 한도는 500달러 (약 55만 원)에서 2,000달러 (약 220만 원)으로 크게 늘어나며, 이는 쿠바 내수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미국에서 쿠바로 송금되는 금액은 매년 20억 달러 (약 2조 2,000억 원)에 달했다.

쿠바는 식재료 60% 이상을 수입한다. 농업분야 잠재력은 높지만 미국산 농약과 농기계 사용이 불가해 큰 성장을 이루지 못했던 탓이다. 미국이 2000년 쿠바에 대한 농산물 수출 제한 조치 완화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경쟁력이 밀려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대미 무역이 활성화되면 1차산업에서부터 경제성장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바 관광업계 역시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쿠바는 미국 플로리다 최남단에서 불과 144km 떨어져 있지만 미국인 여행이 금지 돼있어, 미국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50년대 만큼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전에도 멕시코나 바하마 등을 경유해 쿠바에 입국할 수 있긴 했지만 미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고, 미국 달러에 특별 소비세가 부과되는 등 불편한 면이 있었다.

앞으로 쿠바를 방문하는 미국인은 400달러에 (약 44만 7,200원) 상당하는 물품을 수입할 수 있고 아 중 담배와 주류는 100달러(11만 1,790원)까지 구매할 수 있어 쿠바를 대표하는 상품인 시가와 럼 제조산업, 의류업도 대미 수출도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쿠바가 테러지원국가 명단에서 제외되며 미국 기관이 쿠바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등 금융 부문도 제한이 줄었다.

 

지난 4월, 라울 카스트로를 만난 오바마 대통령
지난 4월, 라울 카스트로를 만난 오바마 대통령

☐ 미국, 인구 1,106만 명의 신시장 열렸다.

한편 미국은 자동차 업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쿠바 시가지에선 50년대에 생산된 클래식카가 현역으로 굴러다니고 있다. 1969년 미국의 대 쿠바 수출이 금지되자 새로운 차를 구하지 못하게 된 탓이다. 지난 50년간 쿠바의 차량 수입 수요는 매우 높아졌다.

통신 관련 업체도 쿠바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쿠바는 인터넷 보급률이 5%에 불과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정보화 후진국으로 꼽힌다. 앞으로 미국 통신업체의 쿠바 진출과 투자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쿠바와의 통상 금지로 미국 경제가 입는 손실액이 연간 12억 달러 (약 1조 3140억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으며, 쿠바 정부도 금수조치로 인해 매년 6억 8,500만 달러 (약 7,500억 원) 경제 피해를 입고 있었다. 사상 대립이 의미가 사라진 지금, 미국과 쿠바가 손잡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일본의 혐한 시위
일본의 혐한 시위

☐ 한반도, 아직 막힌 구간 많아... 실익 추구가 우선이다.

 미국의 쿠바행 길이 뻥 뚫린 반면, 한반도 정세는 아직도 막힌 구간이 많다. 얼어붙은 대일관계는 겨우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만, 국민정서는 여전히 험악하다. 여전히 한국인에게 일본은 역사를 왜곡한 비겁한 자들이고, 일본인은 한국을 역사를 날조하고 배상금을 몇 번이나 떼먹으려 하는 무뢰한이라 생각한다. 무역 이익를 얻으려면 누구보다 친밀하게 지내야 할 두 나라가 민족감정과 불행한 역사로 인해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세계 변화를 못본 체 하는 북한 수뇌부도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지난 29일 북한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나 우호 관계 강화를 논의했다. 미국과 쿠바가 협력관계로 돌아서는 와중에도 북한은 옛 공산세력간 관계에만 집착하며 "북한과 이전처럼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카스트로의 말에 안도했다. 소련과 공산주의가 무너지며 사상대립이 끝난 지가 이미 오래인데 북한은 홀로 냉전을 겪고 있는 것 같다.

흔히 국제정치에선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고 한다. 감정싸움, 철 지난 사상싸움에 묶여 실익 놓치는 외교를 해선 안된다. 해묵은 감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윈-윈의 길을 찾은 미국과 쿠바의 똑똑한 선택을 우리도 배워야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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