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저유가와 원자재값이 하락은 왜 세계 경제 침체 원인이 된 걸까?... 석유가 에너지 자원에서 차지하는 비중 줄었기 때문

다세대 주택 위에 설치된 태양열 발전 시스템

 

다세대 주택 위에 설치된 태양열 발전 시스템
다세대 주택 위에 설치된 태양열 발전 시스템

석유, 이미 에너지원으로 매력 잃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50달러로 급락했다. 그러나 세계경제 회복세는 여전히 부진하다. IMF(국제통화기금)이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치에 의하면 세계 예상 경제성장률은 2014년 1분기엔 3.9%, 2분기엔 3.8%, 2015년 1분기는 3.5%, 7월은 3.3%로  하향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오일쇼크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던 경험이 있는 탓에 저유가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언듯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가 크게 부양하지 않는 이유는, 세계 경제가 석유에 의존하는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OECD 국가의 에너지 자급률은 78%로 상승했다. 이 국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료는 석탄이 32%, 가스가 24%, 신재생에너지가 22%, 원자력이 19%를 차지했다. 반면 유류발전 비중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변화가 나타난 이유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유 절약 노력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당장 승용차만 보더라도 유럽에선 디젤엔진 기술이 발달하며 친환경 자동차 보급이 확대되었고, 일본에선 리터당 20~30km를 달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개발되며 휘발유 소비가 감소했다. 석유 다소비형 국가인 미국에서도 차량 평균 연비가 지난 10년간 갤런당 20마일에서 36마일로 80%나 개선되었다.

지난 10년간 석유 절약 기술이 급속히 발달한 원인은 2000년대 이후 지속된 고유가에 있다. 현재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개발도상국은 석유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선진국 석유 절약 기술이 개도국에도 보급되며 석유수요 증가세를 억제하고 있다.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하던 기업도 '탈 석유화'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석유재벌로 유명한 록펠러 가문은 2014년에 이미 석유부문 투자금 단계적 회수에 돌입했으며, 석유 부국이 밀집한 중동지역에도 태양광 발전 투자액이 급증하고 있다. 석유산업의 황금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것이다. 야마니 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장관은 "돌이 없어서 석기 시대가 종료된 것이 아니듯, 석유 시대도 석유가 고갈되기 이전에 끝날 것."이라 언급했다. 석유의 몰락은 공급이 아닌, 수요 감소가 초래할 문제란 거다.

한 가지 변수는 석유소비 억제형 성장 패턴의 신흥국 파급 여부다.

중국 경제는 10%대 고도성장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으며, 성장패턴도 변화해 예전처럼 원자재 수요가 급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낮다. 중화학 공업기지를 잇따라 건설한 탓에 주요 산업에 공급과잉이 발생했고, 인구 고령화로 인해 성장 활력도 저하됐다. 제조업 및 투자 주도 성장에서 서비스 및 소비 중심으로 전환되는 경제구조 변화도 석유소비를 둔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르는 것이 변수다. 만약 중국 1인당 석유 소비량이 한국 수준 (16.9배럴)만 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하는 석유량의 5.7배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는 4차 오일 쇼크를 초래해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중국은 자체적으로 자동차 보급 속도 조절이나 친환경 자동차 인프라 정비 등 탈석유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에너지, 이미 석유보다 경제성 큰 에너지원이 되었다.

한편 '그린 이노베이션'이 가속화되며, 친환경 에너지가 석유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육상 풍력 발전의 경우 이미 보조금 없이도 경제성을 갖는 수준으로 발전 원가가 하락했으며, 태양광 발전의 경우에도 발전단가가 가정용 전력 요금과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달성되는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앞으론 태양광 발전이 가장 저렴한 전력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태양전지 주재료인 결정형 실리콘 가동 기술이 발달해 생산 원가가 개선됐고, 고효율 재료를 개발하는 혁신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석유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는 수송용 에너지로, 약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점차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량이 개발되며 석유 비중이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등 신흥국에도 차세대 자동차가 조기 보급돼 석유 소비를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 친환경 자동차는 이미 시장 확대와 기술혁신으로 코스트 절감 사이클을 형성해 빠르게 영역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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