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빛 꿈꾸던 동남아시아 3국, 직격 3연타에 실신 위기
세계화가 과연 좋은 것이었을까 의문이 드는 요즘이다. 한창 경제성장의 장밋빛 꿈을 꾸고 있던 동남아 3개국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급락이란 트리플 쇼크에 직격탄을 맞고 허덕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동남아 국가 위기가 한국 경제에까지 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별로 잘못한 것도 없는 주변국이 왜 고통을 받아야 하는 걸까?
미국 금리인상은 아시아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 우려를 낳았고, 중국 경기 둔화는 시장 경기가 부진하는 원인이 되었으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가 악화됐다. 유독 3국 위기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이번 쇼크를 극복한 뒤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투자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경우 1997년 한국 IMF 위기와 같은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3국 각각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점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실물 경제 및 투자 여건 악화로 외국인 증권 투자 자금 유출이 우려되며 이에 대한 방어력도 취약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5년 2분기엔 4.7%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2013년 연료 가격 인상 이후 8%대로 크게 상승한 뒤 최근까지 식품 가격 급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2014년 이후론 중국 경기가 둔화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 수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이며, 총수출 중 원자재 비중은 25.4%다. 2015년 7월엔 수출 감소율이 19.2%를 기록하는 등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주가와 통화가치가 급락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력을 많이 잃은 상태다. 최근 중국 금융 불안이 전이되며 종합주가지수는 6.5% 하락하고, 경상수지 적자 지속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루피화 가치가 하락해, 결국 투자 수익성이 악화되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이 확대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또한 외환보유액보다 외환 보유 규모가 작아 외환위기 발생에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월 1098억 달러였던 외환보유고는 7월 기준 1021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2.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역시 성장세가 둔화하고 수출이 감소하는 등 실물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2014년 1분기에 6.3%였던 경제성장률은 2015년 2분기 4.9%까지 하락했다. 가장 큰 원인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지난 2분기 수출 증감률은 -3.7%에 불과했다.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석유 관련 제품 가격이 하락한 탓에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2014년 4.6%에서 2.1%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만성적 재정수지 적자도 경제 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 비중은 최근까지 3%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GDP 대비 정부부채는 2015년 56.7%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만성적 재정수지 적자는 정부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켜 대외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말레이시아 역시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중국 증시 급락 후 종합 주가지수가 5.5%나 하락했다. 자국 통화인 링깃화 역시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달러 환율이 전월 대비 6.8%나 상승했다. 투자 수익률 악화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이 확대된 것 역시 동일하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2014년 하반기부터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해 2015년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유출만 발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외환보유고는 2014년 2분기 1,319억 달러에 달했으나 이후 급격히 감소해 2015년 8월 말엔 944억 달러에 불과했다. 외환위기 발생에 취약한 구조인 것이다.

3. 태국
태국 경제 역시 수출 부진과 가계부채 증가에 의한 민간소비 위축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태국 중앙은행은 이미 태국 2015년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태국 총수출의 11~12%를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이 2015년 1~5월 간 8.7%나 감소해 총수출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태국 경상수지는 2014년 이후 흑자로 전환된 더에 GDP 대비 비중도 확대되고 있으나, 2009년 이후 재정수지 적자와 정부부채 비중이 늘고 있어 재정 악화 우려가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주가와 통화가치가 동반 하락해 투자 자금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2013년부터 유출되기 시작한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에 유출액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 경제에 미칠 2가지 시나리오
외환위기가 동남아 일부 신흥국에만 국한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 영향을 미미하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확산될 경우 충격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상황을 직접/직간접 효과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누어 한국 경제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시나리오 1은 외환위기가 동남아 3국으로 국한되는 경우이며 한국 경제 파급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외환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하며 일시적으로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발생하지만, 이들 국가의 경제규모가 작고 경제교류 역시 미미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부문에선 신흥국 외환위기 발생으로 유출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안정된 국내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며 원화가치가 상승될 가능성이 있다.
현 상황처럼 중국 경기 둔화로 수출이 부진할 경우, 외환위기 가능성이 동남아시아 취약 3국에만 한정되면 한국 수출 증감률 및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각각 1.8%, 0.5% 하락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시나리오 2는 동남아 3국 외환위기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져 한국 경제 성장률을 하락시키는 경우다. 이 경우 해당 국가에 대한 수출 감소는 물론, 글로벌 경기 침체와 세계 교역 감소로 전 세계적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부문에선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와 원화가치 하락폭이 단기간에 커져 불안정한 기간이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
이 상황은 동남아 3개국 및 이들과 교역관계에 있는 국가에서 경기 및 교역 부진이 심화되고, 다시 연쇄적으로 한국 교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직간접 효과를 모두 고려한 것이다. 이 경우 한국 수출 증감률 및 경제성장률은 각각 5.2%, 1.3%까지 하락할 수 있다.
동남아 경제위기로 인한 대외 악재 피하려면?
이처럼 트리플 쇼크로 인한 대외 악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철저한 사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령 금융위기 예방시스템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강화해 아시아 지역 외환위기 발생 및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란 한∙중∙일 3국과 동아시아 국가연합(Asean) 10개국이 2000년에 체결한 역내 자금지원제도로, 회원국은 역내 외환위기에 공동 대처해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기금 확대, 위기예방 프로그램 강화 등을 모색해 함께 위기를 극복한다는 공동체적 의지를 가져야 한다.
이 외에 위기가 우려되는 신흥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환보유고 확충해 거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체질을 갖추고, 주요국과의 통화스왑을 맺는 공조체계를 유지하는 등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나 중국 경기 둔화 등 파급이 큰 악재는 파급경로를 찾아 차단해야 하며, 특히 한-미 간 금리차 축소나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