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은, 일본 처럼 기준금리 낮추지 못하는 이유?....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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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위안화 폭락 대처하려면 금리 낮춰야 하지만.... 투자자 떠날까

위안화 가치 급락에 가장 몸이 달은 건 유럽과 일본이다. 위안화 절화가 미국 경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반면 유럽과 일본은 중국이 교역 비중이 커 수출에 직접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를 단행한 이유가 수출 경기 부양 및 위안화 국제화, 외환보유액 감소 대응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일회성 통화정책 아닌, 추가 절하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위안화가 가벼워지며 세계 환율전쟁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베트남은 지난달까지 세 차례나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내렸고, 카자흐스탄은 전격적으로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텡게화의 가치가 무려 34%나 폭락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신생 기업에 세금 혜택을 주는 부양책을 밝히며 통화가치를 15%나 내렸다. 그러나 아직 환율 재조정이 아시아에서만 두드러지고 있으며, 각 국가의 경제 규모도 큰 편이 아니라 세계 경제에 위협일 만큼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그러나 세계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과 일본이 환율 전쟁에 가세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번 주 열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이후 금융 변동성이 높아지면 유럽과 일본도 정책기조를 완화해 글로벌 유동성을 유인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인플레이션 회복이 더딜 경우 추가 양적완화로 경기 회복세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으며, 일본은행도 본원통화를 연간 80조 엔으로 확대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9일 도쿄에서 열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콘퍼런스에 보낸 연설문에서 내년에 법인세를 35%로 적어도 3.3% 줄일 것이라고 말하고, 다음 달 개각에도 아베노믹스를 주도해온 자신의 경제팀을 그대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유로화와 엔화는 자국의 양적 완화 덕분에 가치가 하락해 환율전쟁의 수혜자였으나 위안화 절하가 촉발한 안전자산 선호로 최근 가치가 절상됐다. 상황에 따라 통화 가치를 다시 한 번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한국 은행의 원화 추가 금리 인하 여부다. 한은은 작년 8월부터 지난 6월까지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렸으나, 연 1.5%선에서 두 달 연속 동결했다. 현재 위안화와 신흥국 통화 절하가 한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금융변동성도 증가한 상황이라, 시장 안정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번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기준 금리 추가 인하를 결정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더 인하하기엔 급증하는 가계부채가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도 배재하기 어렵다. 특히 FOMC 결과 달러 금리 인상이 결정되면 신흥국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한국금융투자협회가 9일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7%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인하를 예상한 응답자는 4.3%에 그쳤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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