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김무성은 다음번엔 넷플릭스를 핑계삼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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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미디어 공룡들, 세계구급 괴수를 만나게 되었다.

인터넷 방송은 여전히 '비주류'로 취급받고 있다. 급격히 성장 중인, 전망이 매우 밝은 시장인데도 말이다. 이젠 전통 매체가 되어버린 TV가 여전히 안방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로서 인터넷이나 포털이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온라인 사이트에 돌아다니는 이미지나 동영상은 이미 TV로 방영된 콘텐츠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콘텐츠의 질적 수준도 TV용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아프리카 TV 방송과 KBS 주말 드라마 사이, 웹툰과 지상파용 애니메이션 사이의 자본 격차는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여전히 인터넷은 TV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넷플릭스는 세계 50개 국가에 6,500만 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세계 최대 인터넷 기반 TV 사업자다.  진출 예정 시기는 2016년 초반이다.

넷플릭스는 TV는 물론이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게임 콘솔까지 인터넷이 연결되는 다양한 기기에서 TV시리즈와 영화 등 영상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쉽게 이야기하면 넷플릭스란 거대한 방송국이 하나 더 생긴다고 생각하면 된다. 세계적 대기업인 만큼 자본 규모에서도 지상파 3사나 종편 방송에 뒤지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세계적 성공을 거둔 요인은 저렴한 가격에 있다. 미국에선 넷플릭스는 월 최저 7.99달러 (약 9,500원)의 가격에 광고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가장 저렴한 기본형에만 가입해도 TV시리즈 2000여 편과 영화 9000여 편을 볼 수 있다. 미국 케이블 TV 요금이 보통 10만 원 대를 넘어선다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덕분에 2014년 기준 미국 가입자수 4,000만 명을 확보하는 등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넷플릭스가 우리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TV에 진출하려면 통신 3사와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 IP TV가 일상적 기기가 되며 방송 미디어 제작사에게도 이통사가 중요한 사업 파트너가 되었다. 네플릭스는 일찌감치 IP TV 3사와 제휴를 논의해 왔다. 유력한 후보는 LG유플러스다. 가장 많은 UHD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대표적인 UHD TV 제조사 LG와 손을 잡으면 자연스레 UHD TV 시장이 확대될 거란 계산도 나온다.

국내 미디어 업계 판도도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존 주류 세력이던 공중파와 종편, 케이블 방송은 콘텐츠의 질을 높이지 않으면 매체 경쟁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한국이란 좁은 시장에서 경쟁해왔던 기존 방송 업체가 세계적 업체와 겨루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이 자사 서비스에서만 시청할 수 있는 영화 제작에 촛점을 맞출 정도로 콘텐츠 기획력에도 앞서 있는 기업이다.

인터넷 방송매체의 경우 넷플릭스가 '안방'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인터넷 개인 방송의 가능성이 대두되며 아프리카 TV 등 중소 인터넷 방송 업체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지만, 구글,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가 시장을 빼앗기 시작해 중소기업이 '주류'로 떠오를 가능성은 다시 줄어드는 상황에 있다. 하지만 안방에 진출한 넷플릭스와 손을 잡을 수 있다면, 그들은 더 이상 '온라인'에만 갇히지 않는, '안방'까지 진출하는 콘텐츠를 만들수 있다.

미디어 업계에선 넷플릭스가 어떤 콘텐츠를 담느냐에 따라 국내 시장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 젊은 층이 TV 시청 판도를 잡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40대 이상이 TV 주 시청자이기 때문이다. 40대~50대 주부를 잡지 못하면 시청률 전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해당 연령층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과 생소한 콘텐츠에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반면 넷플릭스가 아이폰처럼 시장의 판도를 바꿔버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TV가 시청자가 시간 맞춰 틀고 봐야 하는 일방적 매체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 중 선택해서 시청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선택지 중 자신이 원하는 걸 찾아서 볼 수 있다면, 연령과 성별, 세대별로 다양한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 소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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