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여기 잃어버린 10년 추가요".. 신용등급 하락이 기형적 경제 구조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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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가신용등급 하락... 달러 조달 어려워졌다.

18일, 미국 연준이 FOMC를 동결하며 미국은 초저금리를 당분간 더 유지하게 됐다. 그에 따라 경제 과열과 거품 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동성 강화 덕에 겉보기엔 경제가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양적 완화에 의존하다 보면 경제의 '질적 개선'은 점차 미뤄진다. 수치상으로 보이는 성장률이 사실 가계와 기업의 빚으로 쌓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1%대로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에선 금리 수준이 높은 편에 속한다. 전 세계적인 환율 경쟁 탓이다. 한국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15년 이후로 월평균 1.83%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에 반해 신용등급 A를 유지하는 주요 12개국 평균은 1.21%에 불과하다. 지난 16일 국가신용평가사 S&P가 한국 신용등급을 AA- 등급으로 상향 조정하고,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되어 원/달러 간 환율 낙폭이 유지되며,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선 충분히 투자 매력도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런데 18일, S&P가 일본의 국채 신용 등급 및 정부계 금융 기관, 보험회사, 지방은행 등 금융기관의 신용도를 하향 조정했다. 국가 신용등급이 금융시장 자금 조달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일본은 앞으로 달러를 조달할 때 높은 이자를 물게 되었다. 국채 80% 가량을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하는 구조 탓에 국채를 담보로 달러를 조달해오던 일본 은행은 매우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국가 신용 등급 하락을 단순히 금융 비용 증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의 기형적 경제 구조와 아베노믹스의 초저금리 정책이 만난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거란 시각도 있다. 겨우 성장세를 보이던 일본 경제가 다시 거품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기형적 경제 구조, 일본을 다시 한 번 거품속으로 끌고 간다.

일본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40%에 근접한다. 선진국 중 그리스가 2011년 170,6%로 가장 근접했을 뿐 이 정도 채무를 갖고 있는 국가는 전무하다. 물론 국가가 성장을 계속하는 상황이라면 국가 채무로 인해 재정위기에 빠진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일본은 국가채무가 세계 최악일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도 없다. 특히 과세기반이 좁아 국세부담률은 고작 9%대에 머무는 게 큰 문제다. 이러한 재정 상황을 연봉 4,000만 원 되는 가정에 대입한다면, 연간 지출이 9,000만 원 정도라 매년 5,000만 원 정도의 빚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면 인플레이션 상승분이 금리에 반영되어 국가채무 이자지급을 위해 어마어마한 재정지출 발생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예측한 바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율이 1%만 상승해도 경상 GDP의 2.4%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데, 이는 국세수입의 26%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한다. 결국 아베노믹스 성패 요인은 실질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졌을 때 얼마나 빨리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있었다. 만약 불가능하다면,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하자마자 버블 붕괴가 발생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베노믹스 세부 내용에 재정건전화와 관련된 계획은 포함되어있지 않다. 결국 자동적으로 불어나는 국채이자를 조달하는 창구는 해외에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국가신용등급 저하로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아베 신조 내각은 현재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 방침을 담은 안보 법안 처리 논란으로 시민단체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고 있다. 국가 권력에 대한 저항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던 이전과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아베 총리의 인기는 '잃어버린 30년'에 변화가 있을 거란 일본 국민의 기대와, 일본인 특유의 집단 최면적 DNA가 버무려져 나타난 것이었다. 아베노믹스가 근본적 체질 개선에 전혀 효과가 없는 정책이었다는 것 국민들이 깨닫는다면, 그의 정치적 기반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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