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스캔들의 여파가 점점 커지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는 독일 산업에 대한 평판과 신뢰가 흔들릴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으나, 독일사회민주당의 마틴 슐츠는 "독일 경제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위기다."라고 우려했다.
폭스바겐에선 이번 스캔들과 연류 된 임원들을 속속들이 적발돼 해고되고 있다. 지난 9월 CEO직에서 물러난 마르틴 빈터코른을 비롯해, 아우디 개발 책임자인 울리히 헤켄버그, 폭스바겐 그룹 파워트레인 개발 책임자 볼프강 해츠도 해임됐다. 현재까지 조사 경과에 따르면,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임직원이 배출가스 조작에 연류 된 것으로 파악되며 추가 징계와 해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은 오는 7일 특별 감독이사회를 열고 내부 조사 경과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된 한스 디터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스캔들을 "회사 존립을 위협하는 위기"라고 표현했으나, "회사가 충분한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극복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누가 배출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하도록 지휘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디젤 배출가스 기준 초과는 폭스바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BMW, 마쓰다, 메르세데스-벤츠, 포드의 디젤 차량도 배출가스 기준 규정을 초과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리즈대학 교통연구소의 실험 결과 이들 4개 업체의 차량이 유럽연합(EU)의 유로 6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넘어서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한 것이다.
이 연구소는 지난 여름 20일간 영국과 스코틀랜드 도로에서 4개 업체의 차량 300대를 상대로 배출가스양을 조사했다. 그 결과 벤츠와 BMW, 마쓰다의 산화질소 배출량은 오히려 폭스바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제임스 테이트 박사는 "실험실 테스트와 실제 도로 테스트 결과는 전혀 다르다."라며 자동차 업계의 시험실 테스트이 신뢰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교통환경 분야 압력단체에서 활동하는 그렉 아처는 "새로운 디젤이 깨끗하지 않을뿐더러 폴크스바겐 사태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며 EU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현 디젤 기술이 '환경'과 '성능'을 동시에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EU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기존 자동차 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수입차 수입열풍 끝나나?... 재고 차량 5만여대 처치곤란
한편 국내에선 환경부와 국토부가 각각 배출가스와 연비∙안전성을 담당해 국내 폭스바겐 차량을 검증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폴크스바겐 사태와 관련해 환경부가 아우디 A3 등의 배출가스 조사에서 실제 조작 사실을 확인하면 연비와의 연계성을 먼저 분석하겠다고 5일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1일부터 폴크스바겐 차량이 미국과 유럽에서 문제가 된 것처럼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임의 설정' 장치를 장착했는지 조사를 시작했으며 결과는 다음 달 중 발표한다. 국토부는 조작이 확인되면 배출가스와 저감장치, 연비의 상관성을 먼저 분석하고, 실제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면 연비 재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는 애초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불거지자 사정변경에 해당한다며 재조사 방침을 밝혔으나 환경부 조사 결과를 본 뒤 연비와의 연계성을 분석하고 나서 재검증하기로 했다. 연비 재검증에 앞서 선행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폭스바겐-아우디 차량 소유자의 소송 문의는 500건이 훌쩍 넘었다.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6일께 추가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인데 수십 명 수준이 될 것 같다"면서 "원고를 매주 추가해 소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만행위가 없었다면 제작차 배출 허용 기준을 준수하지 못하는 차를 거액을 지불하고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매매대금과 연 5%의 이자를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바른은 또한 "대기환경보전법상의 배출허용 기준을 충족하게 하려면 차량의 성능을 저하하고 연비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어 추가적 손해를 입게 됐다. 또 브랜드 가치가 훼손돼 중고차 구입 수요가 급감했다"고 강조했다.
날개 돋친 듯 팔리던 수입차는 폭스바겐 사태에 된서리를 맞고 있다. 당사자인 폭스바겐은 물론이고 벤츠, BMW 등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데, 총 수입차 재고 물량이 5만 5천여 대에 이를 정도로 재고 문제가 심각하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8만 여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영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수입차 재고 비율이란 수입된 물량 중 판매되지 않고 재고로 남은 차량 비율을 말한다. 수입차 업체들이 그동안 재고가 꾸준히 늘었음에도 수입물량을 줄이지 않는 것은 '수입차는 비싸도 무조건 좋다'는 인식 속에 국내 소비자들이 대거 구매한 탓에 물량 공세가 어느 정도 통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입차 대리점끼리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일 정도였으나, 수입차 판매가 주품해지자 과도한 재고를 떨어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되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