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폭스바겐, "디젤 배출 가스는 사실 몸에 유해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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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의학 연구는 이산화질소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통일된 그림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디젤차 배출 가스는 천식 등 신체가 제 기능을 못하는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미친다."

이는 독일의 '교통분야 환경∙건강 유럽연구그룹(EUGT)'가 발표한 연구 보고서의 주장이다. 이 기관은 2007년 설립된 이후 배기가스의 유해성에 대해 반박하는 주장을 계속해 왔다.

EUGT 측은 자신을 '독립적인'연구단체로 알렸지만,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에 의해 한 기업을 배후에 두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바로 디젤 엔지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는 '폭스바겐'이다.

이 연구기관의 대표 '미하일 스팔렉'은 폭스바겐의 간부로 지금도 폭스바겐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고 있으며, EUGT는 홈페이지 역시 자신을 폴크스바겐, 다임러, BMW, 보쉬 등에 의해 설립된 연구소로 소개하면서 스팔렉 소장을 "직장 건강 의학 컨설턴트"라고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EUGT 연구와 달리, 배기가스엔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탄화수소, 오존 등 유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

일산화탄소는 적혈구 헤모글로빈에 결합해 신체가 산소를 흡수하지 못하게 한다. 매연을 맡으면 숨을 못 쉬게 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이외에 미토콘드리아의 포내 호흡을 차단하는 역할도 한며, 혈중 포화도가 55~57% 이상이 되면 전신 마비와 함께 신경 세포 사멸이 시작되고, 60%가 넘으면 산소부족으로 사망하게 되는 등 매우 유독한 물질이다.

탄화수소는 이산화질소와 반응해 광화학 스모그 현상을 일으키며, 이산화질소는 오존과 산성비, 스모그의 원인이 되는 성분으로, 대기 중 농도가 높아지면 폐수종과 폐렴, 폐출혈 등 폐질환을 유발한다. 오존 역시 폐 질환 등 호흡기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

지난 2008년 '대기오염물질의 건강 영향 위원회'는 영국 보건부의 의뢰를 받은 보고서에서 대기오염이 영국에서 한해 2만 9천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으며, 올해에도 디젤차에서 나오는 이산화질소로 인해  런던에서만 6천 명에 달하는 조기사망을 유발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이 배기가스의 유해성을 반박하는 연구를 진행한 것은 디젤 차량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파문을 잠재우려는 의도였다고 판단된다. 대기환경 전문가 제임스 테이트는 더 타임스에 "자동차 업계가 디젤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에 이런 식으로 영향을 주려고 했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EUGT와 접촉했던 한 연구자는 이런 자동차 업계의 행태를 '외부' 연구를 통해 2차 흡연은 해롭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담배회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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