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6년 만에 현지 업체에 추월당했다.
29일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내 업체별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베이징현대)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나 6위에 그쳤다. 현대차를 끌어내리고 5위에 오른 업체는 중국 토종 기업으로 SUV 중심 브랜드인 창안자동차다. 현대차가 중국 기업보다 뒤처진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9월 112만7천361대를 팔아 작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11.4% 감소했고 중국 내 점유율은 10.5%에서 한자릿수 대인 8.8%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40.9%로 작년 동기보다 3.3% 포인트 올라갔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2분기에 기록한 중국 시장 판매량 23만 400대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14.2% 줄어든 것이었다. 4월까지 10%대를 유지하던 시장점유율도 7%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의 발목을 잡는 것은 폭스바겐도, GM도 아닌, 이름조차 생소한 중국 토종 브랜드 들이다. 가격이 현대차의 절반밖에 안되는데다 품질도 과거와 달리 향상돼, 주력 제품군인 SUV에서 시장점유율을 55%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내수 시장 확대를 등에 업고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90년대 초반부터 폭스바겐 등 해외 기업을 유치해 자동차 생산 능력 향상을 도모한 중국은, 도요타, GM, 현대. 포드 등 세계 자동차 판매량 상위권에 드는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고, 한때 쌍용자동차와 볼보, GM 허머를 인수하는 등 몸집을 불려왔으며, 산업 기반이 잡힌 2000년대부턴 자국 브랜드 육성에 힘을 쏟았다.
현대차가 토종 브랜드에 밀리는 가장 큰 원인은 가격경쟁력 하락이다. 배기량 1.6ℓ인 현대차 랑동의 공식가격은 10만5천800위안으로 도요타의 코롤라(10만7천800위안)와 비슷하지만 치루이 E3(5만2천900위안)나 BYD L3(5만4천900위안)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비싸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현대차의 신형 투싼은 15만위안 이상이지만 중국 로컬업체의 SUV는 6∼7만 위안으로 2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난다. 현대차가 ix25의 경우 가격을 많이 낮췄지만 여전히 3만위안 이상 비싸기 때문에 가격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조 "현대차 가격은 변동이 거의 없었는데 중국 업체 차량의 가격은 갈수록 내려가 차이가 벌어졌다"면서 "현대차는 공장 가동률이 100% 이상이어서 굳이 가격을 떨어뜨릴 이유가 없었다. 로컬 기업은 가동률 50%도 안 되는 곳이 수두룩해 가격을 낮춰 많이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특화된 기술력이 중국의 가장 무서운 점
하지만 낮은 가격보다 더 무서운 것은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 속도다. 부족한 기술력을 빠르게 보완하며 그나마 '중국 브랜드보단 고급'으로 취급받는 현대기아차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치루이 자동차는 매년 수입의 10~15%를 R&D에 투자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덕분에 중국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했으며, 세계적 수준의 엔진 기술과 연비 절약 기술, 친환경 기술을 갖추게 됐다. 시진핑 정권의 친환경 전기차 보급 정책 덕에 기업 전망도 밝다.
지리 자동차는 엔진, 변속기, 전자장치, 재생에너지 등 1,600여 개가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R&D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보유한 타이어 모니터링 및 안전 제어 시스템(BMCS)기술은 세계 유일의 자동차 방어기술 특허권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지난 2010년엔 포드사로부터 볼보(Volvo)의 승용차 부문을 18억 달러에 인수해 볼보자동차 브랜드의 모든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중국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비야디 자동차는 전기 배터리 제조 기업에서 시작해 2005년 중국 국영기업 친추안 자동차를 인수해 전기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F3 세단을 출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며, 중국 최초로 하이브리드 승용차를 독자 개발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차량 품질도 갈수록 호전되고 있다. J.D. 파워에 따르면 판매 후 3개월 된 차량 100대에서 발생하는 문제 발생 건수는 2000년 834건에서 2013년 155건으로 떨어졌다.
조 연구실장은 "산업의 전체적인 흐름에서 올 것이 왔다고 본다. 현대기아차는 지속적으로 높은 품질을 유지해 차별화하는 동시에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수요가 높은 소형 SUV 신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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