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블랙프라이데이. 한국에선 왜 망할 수밖에 없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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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블랙프라이데이, '기업 불신만 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오영식 국회의원은 지난달 8일 "소상공인 시장 진흥 공단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정부가 전통시장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키로 계획을 수립한 것이 9월 18일, 행사 참여 시장을 확정한 것이 9월 30일로 준비기간이 12일 남짓이었다"고 말했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급조'정책이었다는 것이다.

오영식 의원은 "농수축산물, 가공식품, 음식점업이 45%를 차지하는 전통시장에서 별다른 지원 없이 50~70%를 할인하는 행사는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었음에도, 백화점·대형마트 지원을 위해 전통시장을 들러리 세운 격"이라며 "12일 남짓 준비한 전통시장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기존 이벤트의 재탕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리안 블랙프라이데이'의 효과는 그리 좋지 않다. 소비자보호연맹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홍보한 온라인 백화점 3곳의 일부 제품이 할인 전후 판매 가격이 같았고, 대부분은 할인율이 5~15%에 불과했으며, 행사 종료 후에도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할인의 의미가 없는 행사였다는 것이다. 이는 각 백화점이 30~80%의 할인율을 홍보했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또한 일부 제품의 경우 할인 전 가격을 과장해 할인된 가격이 본래 가격과 다르지 않고, 오히려 행사 이루에 판매 가격이 더 저렴해지는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되었다. 롯데백화점 같은 경우엔 홍보페이지와 상품 소개 페이지 상 할인 가격 표시가 다른 경우가 있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할인된 상품임에도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기존 금액을 기재하고 있었다.

잦은 할인행사와 할인율 과장으로 인해 소비자가 판매 가격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었다. 특히 가공식품이나 공산물 같은 경우 소비자 판매 가격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업체 간 가격에 일관성이 없는데, 가령 CJ의 모 가공 만두제품의 경우 홈플러스에선 할인가를 적용해 7,980원에 판매했는데, 이마트에선 행사 상품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7,98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정부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로 내수가 진작되었다고 발표했지만, 기업이 타성과 적당주의를 버리고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케팅을 했다면 더 큰 효과를 발휘하지 않았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적어도 기업의 '할인 행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사게 되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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