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러시아-터키 치킨게임, 우크라이나는 '한 숨'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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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투기 조종사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

러시아 - 터키 자원 사업, '인질'이 되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터키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반전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국이 추진 중인 '터키 스트림'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는 러시아로서는 말썽 많은 우크라이나를 우회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할 수 있고,  터키 가스 시장이 독일 다음으로 크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큰 기대를 모아왔다. 또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가스관 건설은 러시아의 숙원이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경제제재를 가할 경우 러시아 경제와 현금이 필요한 러시아 기업들이 감당해야할 훨씬 큰 손실에도 불구하고 터키 응징을 강행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 천연가스업체인 가스프롬의 경우 이미 터키 스트림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한 상황이다.

터키 스트림 프로젝트가 좌절될 경우 러시아 에너지 업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 확실하며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남유럽 지역에 상당량의 가스를 수출하려던 장기 구상도 무산될 전망이다. 러시아측은 터키 스트림이 무산될 경우 발트해를 관통하는 이른바 '노르(Nord) 스트림'이라는 대안을 갖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요원하다. 아직 구체적 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터키 아쿠유 원전 건설 프로젝트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터키도 가스프롬이 러시아의 인질이 된 상황이 달갑지 않다.

러시아의 국제적 입지도 난처해지게 됐다. 2010년 초반 '아랍의 봄' 이전만 해도 러시아는 아랍국가와의 관계에서 적극적이지 않았다. 이미 미국이 중동 지역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장기적인 중동 전략을 수행해온 데다, 이미 대규모 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러시아는 자국 자원 개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중동 정책을 추진할 유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냉전 시기 동맹관계였던 시리아, 리비아, 이란, 이라크, 파키스탄 정도를 제외하면, 러시아의 중동 여행력은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다.

우크라이나 눈독들이던 러시아, 전력 분산에 '난감'

그러나 러시아의 대외 에너지 정책이 변화하며 외교 대상으로서 중동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러시아는 에너지 사업이 전체 세수의 50%, 총 수출의 70%, 국가 경제 전체에서 30%를 차지할 정도로 자원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2000년 전후엔 연간 6% 이상의 고도성장을 지속했으나, 2010년 중반에 들어 세계경제 불황과, 미국의 셰일가스 및 오일 생산의 본격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미국 및 서유럽의 경제 제재 등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자, S&P등 신용평가사는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 돌입할 것을 예상하며,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중동 국가 지도부의 입지에 타격을 입힌 '아랍의 봄'은,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미국, 유럽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중동산 에너지 자원은 러시아와 수출 경쟁하는 관계라 볼 수도 있지만, 에너지 대국인 러시아나 중동 국가가 상대방의 에너지 자원을 굳이 내수용으로 수입할 가능성은 없다. 중동 지역과의 친선은 미국 및 유럽과 유리한 협상을 하기 위한 카드인 셈이다.

미국, 유럽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데 용은 "푸틴은 이제 북방 루트를 대안으로 검토할 것이나 위험이 많은 코스"라면서 "당면한 장애들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통과 루트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란 터키와의 관계가 악화되며 터키 인접 지역에 첨단 군사장비를 증강시키면서 압력을 일층 강화할 필요가 생겼고, 전력은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번 대립은 러시아에도, 터키에도 이득을 주지 못하는 '치킨 게임'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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