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민노총 총파업, 토론으로 문제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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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현대자동차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울산3공장 생산라인이 멈춰 섰다. 근로자가 착용했던 작업용 장갑이 생산라인 옆에 놓여 있다.
16일 현대자동차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울산3공장 생산라인이 멈춰 섰다. 근로자가 착용했던 작업용 장갑이 생산라인 옆에 놓여 있다.
16일 현대자동차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울산3공장 생산라인이 멈춰 섰다. 근로자가 착용했던 작업용 장갑이 생산라인 옆에 놓여 있다.

한 위원장, "다시 싸우러 나간다."

민주노총이 '노동개악' 저지를 내세우고 16일 오후 전국에서 총파업을 벌인다. 정부는 이를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노정 간 충돌도 우려된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국회 맞은편 국민은행 인근에서 '노동개악 입법 저지 총파업대회'를 개최하는 등 전국 12곳에서 총파업 투쟁을 벌인다고 밝혔다. 민노총의 이번 총파업은 올해 들어 4월 24일과 7월 15일에 이어 세번째다. 4시간 부분파업 형태로 벌어질 이번 3차 총파업은 조합원 수가 15만명에 달하는 금속노조의 적극적인 참여로 2차 때보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노조가 16일 민주노총의 총파업 지침에 동참,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1조 근무자 1만5천여 명이 오후 1시 30분부터 파업했고, 2조 1만3천여 명은 오후 3시 30분부터 파업한다. 2조 근무자는 잔업(익일 0시 20분부터 70분간)도 거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차량생산이 총 5시간 10분간 중단된다. 기아차 노조의 1·2조 근무자들도 오후 1시 30분부터 각각 2시간가량씩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 측은 이번 파업으로 차량 각각 2천215대(매출차질액 457억원)와 1천362대(매출차질액 252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해 총 709억원 상당의 매출차질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올해 임단협 교섭과 무관한 불법 정치파업이다. 민형사상 조치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으로 매출차질 457억 원 발생

민주노총은 지난 10일 오전 '노동 개악 투쟁과 한상균 위원장 거취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을 발표하며 "한 위원장에겐 '가혹한 결단'의 시간 이었다. 그 결단을 격론 끝에 수용한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정 또한 '고통스러운 번뇌'의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다시 싸우러 나간다"면서 "조계사 관음전을 나서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노동 개악 투쟁의 다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수차례의 파업이 고스란히 사회 경제적 손실로 돌아갔다는 점에서, 민노총의 총파업 결의를 경계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노동자를 대변하고 독재 정권과 맞서 싸웠던 과거와 달리, 저항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여론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탓에 한 때 연인원 400만명이 넘는 총파업을 주도하며 세력을 과시했던 민노총은 현재 국회 의석이 하나도 없는 군소 집단이 되어버렸다.

조준모 교수의 <한국의 파업 구조와 특징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민정 정권이 들어선 이후 95년~97년 동안은 3저 호황에 따른 경영 호황으로, 기업은 방만한 경영을 했고, 그 덕에 노조도 별다른 투쟁 없이 안정적인 시기를 영위했다. 하지만 기업비효율성으로 인해 97년 IMF 경제위기를 맞게 된 이후 잇따른 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되며 고용안정을 위한 파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 중 민노총이 주도한 파업 비율은 전체의 80%에 달했다.

이후 파업 건수는 98년 129건, 99년 198건, 1000년 250건, 2001년 235건, 2002년 322건으로 빠르게 늘었으며, 민노총은 꾸준히 세를 불려 2006년엔 전성기를 맞았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민노총에 가입했고, 완성차 4개 사는 산별노조 전환에 성공해 금속노조를 출범시켰다. 운수노조, 공공노조 등 다른 산별노조의 결성도 잇따랐다.

그러나 이후 민노총은 급속히 조직률이 떨어져 탈퇴하는 노조가 줄을 이었고. 2009년에는 공공운수연맹 소속 단위노조와 KT노조 등이 민노총을 이탈했다. 2014년 기준 민노총 조합원은 63만1천명으로 전체의 33.1%를 차지한다. 이는 10년 전인 2004년 43.5%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다. 전체 임금 근로자 1천931만명을 기준으로 보면 3% 정도에 불과해 노동자를 대변하는 집단이란 호칭이 무색해졌다.

파업과 시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민노총이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 이유는 파업과 시위로 인한 손실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2001년과 2002년 사이 분규참가자수는 88,000명에서 93,000명으로 증가했으며, 근로손실일수도 1,083,000일에서 1,58,000일로 증가했다. 불법 분규는 55건에서 66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파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연구로서, '뉴먼'은 파업이 평균적으로 기업가치를 0.9%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파업이 시작되었다는 정보가 기업의 초과수익을 감소시키고, 파업이 종료되었을 때 초과수익은 역으로 상승한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한 것이다.

또한 조 교수는 불법 파업의 위험성에 대해 시사했다. 노동조합에 의해 주도되지 않거나, 폭행이나 협박, 또는 위력에 의해 물리적 강제가 동반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투적'파업은 노동조합 정치의 불안정성에서 나오는데, 특히 한국노총과 민주노총간 선명성 경쟁이 주원인으로 제기되었다. 민노총은 한노총의 합리적 교섭을 종종 어용이라 칭하고, 한노총은 전투적 성향을 보이는 민노총의 이탈을 방지하는 의식을 가지는 등, 쌍방 간 신뢰성을 갖지 못하고 노사관계의 혼란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계파 갈등에 의한 불안정한 리더십은 파업과 시위가 적법한 범위 안에서 이뤄지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산업연구원은 <노사분규의 경제적 영향 추정을 위한 모형개발> 보고서에 의하면, 노사 분규가 최고점에 이렀던 2005년 전체 대기업 손실은 1조 9310억 원이었으며, 이외에 인명, 시설의 손실, 소비심리 약화, 내수 침체 등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과 노동자 간 대립 격화, 계층 갈등, 사회분위기 경색 등 비용으로 산출할 수 없는 손실도 고려하면, 득 보다 실이 더 많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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