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새해 경제제언] ④ 이상철 "ICT로 5∼10년 내 천지개벽 할 것"

이상철

 

이상철(67) LG유플러스 고문은 향후 5∼10년 안에 당면한 에너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신에너지, 컴퓨터가 인간의 뇌를 대신하는 'IoB'(Internet of Brains)가 활성화돼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TF·KT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 광운대 총장을 거쳐 2010년 LG유플러스 수장을 맡아 6년 동안 회사를 이끌다 약 1개월 전 부회장 자리에서 용퇴한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통신분야 최고 전문가다.

이상철 고문은 지난해 12월 30일 "변화가 빠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일한 그동안의 시간은 고속으로 달리는 차를 타고 달리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변화의 가장 맨 앞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은 멀미를 안한다. 그동안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ICT 업계에서 일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40여 년 동안 업계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온몸으로 겪은 그는 "신에너지와 연결된 컴퓨터들이 인간의 생각을 대신하는 'IoB', 이 두 가지로 모든 게 다 바뀔 것"이라며 "사물인터넷(IoT)이 화두가 된 올해가 변화의 원년이며, 2020년이 되면 우리 삶과 생활 전반에 엄청난 변화가 닥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IoT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 정보를 주고받도록 설계한 지능형 기술로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였다.

이 고문은 "모든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며 "비용 절감, 안전 향상, 시간 절약, 정보 제공 등 생활의 편리를 위한 현 단계의 IoT가 진화하는 컴퓨터 능력과 결합함으로써 결국 컴퓨터가 인간의 생각을 대체하는 데까지 이르는 IoB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oB 시대가 무르익으면 2030년까지는 현재 존재하는 일자리의 약 60%가 새로운 형태로 대체될 것"이라며 "이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큰 충격이 온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실 속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 미래를 기준으로 현실을 고민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미래에 우리 생활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미래의 가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등에 대해 지금부터 차근차근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결국 미래의 모든 일이나 산업은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특화된 '솔루션 메이커'를 육성하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준비시키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고문과의 일문일답.

-- ICT와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 이제 기술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인터넷이 정보를 얻으려는 인간의 수고를 대체해줬다면, IoT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지각과 감각을 대체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결국 인간의 몸에서 인간의 생각과 뇌까지 컴퓨터가 대체하는 'IoB' 시대가 올 것이다. 컴퓨터의 연산 능력이 30년 전보다 100만배 이상 빨라지면서 이게 가능해졌다. 요즘에는 컴퓨터에 유전자를 집어넣으면 하루 만에 분석이 다 끝나지 않나. IoB 시대가 오면 2030년까지는 지금 있는 직업군의 60%까지 바뀔 것이다.

-- 어떤 직업이 없어질까.

▲ 판사, 의사, 교수, 기자 등 현재 직업 체계에서 중간을 이루는 직군이 대부분 없어진다고 보면 된다. 이제는 컴퓨터 자판만 누르면 전 세계 판례들이 다 나온다. 초보 판사나 경험이 많은 판사나 다 같은 정보로 시작하는 것이다. 컴퓨터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 사건은 양형이 어느 정도라고 알려준다. 현재도 로봇이 수술을 하고 있고, 로봇이 판정하면 오진율이 줄어들 수도 있다. 지금도 인터넷으로 하버드대학, MIT 등 명문대의 강의를 볼 수 있는 시대다. 반면 벽돌을 쌓고, 마사지를 하는 등 컴퓨터가 하기 어려운 직업은 살아남는다. 미래에는 몸을 쓰는 사람과 CEO처럼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사람만 있으면 나머지는 대개 컴퓨터가 대체할 수 있다. 현재 20대들부터는 (이런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 어떤 직군이 새로 생겨나나.

▲ 사람이 일을 하거나 회사가 기업 활동을 하는 이유가 궁극적으로 무엇이겠나. 어떻게 하면 최적의 해결책을 찾는가로 모아질 것이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산업이나 결국은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쪽으로 목표가 맞춰질 것이다. 누구에게 어떤 솔루션을 준비시킬 것이냐가 앞으로 중요해진다. 특화된 '솔루션 메이커'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

-- 어떤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나.

▲ 영유아 때부터 디지털 교육이 필요하다. 장애인재활협회 회장을 10년 넘게 맡고 있는데, 장애 조짐이 있을 경우 어릴 때부터 빨리 치료하면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모든 교육이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교육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 LG유플러스 재임 시 싱가포르 난양공대와 영유아 디지털교육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어릴 때부터의 교육이 얼마나 결정적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IQ(지능지수)나 감성지수(EQ)처럼 디지털지수(DQ)를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 IoT가 화두가 된 올해가 거대한 변화의 싹이 트는 시기라면 앞으로 5년에서 10년 내로 엄청난 변화가 현실이 된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미래에 충격이 불가피하다. 막연히 현실 속에서 미래를 보는 게 아니라 미래 속에서 현실을 찾는 게 중요하다.

-- 구글, 애플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나.

▲ 세계적인 ICT 기업은 사람이 하는 일을 컴퓨터가 하게 하는 인공지능을 넘어 이제 컴퓨터가 사람처럼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함으로써 인간 뇌의 기능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연구를 진척시키고 있다. 그럼 과연 컴퓨터가 인간 뇌보다 뛰어난 경지까지 갈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사람 뇌는 정보를 수용하면 뇌 전체에 쫙 퍼트림으로써 종합적인 인식이나 판단이 가능하지만 컴퓨터는 그런 능력은 없다. 그럼에도 컴퓨터가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브레인 네트워킹'(Brain Networking)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경우 두 사람이 0.1%만 상호작용을 해도 많이 하는 거다. 컴퓨터는 100%까지 할 수 있다. 게다가 수 천대, 수십 억대까지 네트워킹이 가능하다. 이런 까닭에 IoB 시대에는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영화 같은 세상이 올 수 있다. 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라는 명령을 컴퓨터에 내리면 컴퓨터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평화를 깨는 사람이 인간임을 깨닫고 인간을 제거하는 영화 속의 일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 ICT 분야에서도 중국의 급성장이 무섭다.

▲ 최근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Y6를 LG유플러스가 단독 출시했는데, 이 단말의 경우 기술은 우리나라 제품의 95%까지 따라왔는데 가격은 최대 4분의 1에 불과하다. 유사한 기술 가지고는 경쟁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창조적 마인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전혀 다른 차원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 내년에는 제4이통 인가 여부가 가려지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통신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는데.

▲ 특히 규제와 관련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깊이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결정을 할 때 당장의 효과보다는 장기적으로 환경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를 시뮬레이션하고 결정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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