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중국 증시가 폭락한데 이어, 또다시 상하이 지수가 4%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선전 지수는 5%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또다시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서킷브레이커란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갑자기 급등·락할 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로, 이번 달부터 도입되었다.
대공황 이후의 주가 하락을 중국의 경제 지표 악화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만으로 설명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다. 중국 경기의 둔화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긴 하지만 지난해부터 예상된 일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 관계 단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글로벌 투자 자금의 역류가 시장 관계자들이 불안감을 갖고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돈을 빼는 원인이라 유추할 수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 경제의 둔화는 글로벌 석유 수요를 줄여 유가가 더욱 하락하는 주요 원인이 되며, 악화된 산유국 재정은 세계 금융시장에 흘러들어오던 오일머니가 역류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미쓰비시 UFJ 모건 스탠리의 정보부장은 "IS의 무력도발과 이를 진압하기 위한 국제연합군의 폭격, 중동 내 정세의 불안정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세계 증시와 채권에 투자된 오일 머니가 빠져나가는 현상을 가속화한다."라고 말했다.
'SWF'는 정부, 혹은 정부 기관이 운용하는 투자펀드다. 미국의 한 리서치 회사가 발표한 지난해 말 자산규모는 약 7조 달러로, 그중 석유와 천연가스를 재원으로 하는 자산은 약 4조 달러에 이른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3월에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약 1,000억 달러가 축소되었다. 원유 하락으로 산유국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만 해도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정 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6년 예산은 약 105조 원이 재정 적자를 반영하고 있으며,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국채도 발행했다. 저유가가 계속되면 SWF를 통해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에 일본에서도 오일 머니에 대한 순매도가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해외 투자자에 의한 일본인 현물 주식과 선물 총 매매에서 순매도는 약 3조 원이었는데, 이는 2012년 아메노믹스가 시작된 이후 가장 규모가 큰 것이었다. 시장에서도 "일본이 오일 머니를 대량으로 팔기 시작했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
시장이 경계하는 또 다른 자본 유출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 시장의 자금 유출이다. 지난 2015년 12월에 연방준비위원회(FRB)에 의해 미국 금리 인상이 단행된 뒤, 신흥국 시장의 움직임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일본이 양적완화를 통해 제로 금리를 유지한 덕에, 글로벌 투자 자금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신흥국 시장에 몰렸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신흥 시장의 채권과 주권 부채의 발행 규모는 지난해 12월 기준 7920억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9월 29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국제금융안전성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신흥국 기업이 안고 있는 부채 총액은 2014년에 이미 18조 달러를 초과해 지난 10년 간 4.5배나 늘어났다. 그중 해외 투자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후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해 양적완화의 효과가 줄어들자, 신흥국으로 흐르던 투자자금도 줄기가 약해졌다. 아직 일본과 유럽이 양적완화를 계속하고 있긴 하지만, 가장 영향력 있는 기축통화의 금리가 변경된 것이 시장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아직 충분히 예상하기 힘들다. 시장의 불안감이 증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 외국계 금융 자문 사장은 "현재 2% 수준인 미국의 10년 국채금리가 3% 상승하면 수치가 1% 상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변화 비율로 보면 1.5배, 자금 조달은 50% 이상의 비용이 더 들게 된다."라고 말했다.
5일 이후 아시아 증시의 혼란은 일단 진정된 것처럼 보였지만, 닛케이 지수와 상하이 지수는 여전히 이전 수준을 확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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