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고객 손해봐도 챙기는 펀드 수수료 '수술대'

고객이 손해를 봐도 펀드 운용사는 정해진 보수를 꼬박꼬박 챙겨가는 현행 펀드 운용 보수 시스템이 수술대에 오른다.

금융감독원은 3일 펀드 운용 성과에 따른 보수와 수수료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일부 헤지펀드를 뺀 대부분 공·사모 펀드가 고객의 수익률과 관계없이 미리 정해진 연간 수수료를 떼어가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앞서 지난 2013년 금융당국은 사모펀드부터 운용 수수료가 성과에 연동될 수 있게 하고서 상황을 봐가며 공모펀드까지 성과 연동 방식의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우수한 운용 성과를 내면 일정 범위 안에서 운용 보수를 더 받고 저조한 성과를 내면 운용 보수를 덜 받도록 제도적 틀을 일단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일부 한국형 헤지펀드를 빼고는 대부분 사모펀드들도 성과 연동형 보수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미리 정해진 운용 보수를 받는 편이 유리한 상황에서 자산운용사들이 굳이 나서서 성과 연동형 보수 체계를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기는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손해를 봐도 왜 보수는 받아가느냐는 불만이 있다"며 "이런 수요자의 생각이 여전한 만큼 개선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공·사모 펀드 모두에서 성과 연동형 보수 체계가 도입될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하고 이런 펀드가 활발히 출시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감원은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의 잠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증권사 등 금융회사 임직원의 인센티브 체계를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해내기로 했다.

금융사들은 금융상품 판매 실적과 직무 평가, 성과급 보상 체계가 연동된 곳이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금융사 직원들은 이익이 되는 상품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이 직원 평가에 판매 실적을 과도하게 반영되지 않게 내부 지침을 마련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부적합 금융상품 거래 확인서'만 받아 놓으면 보수 성향 투자자에게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고위험 상품을 쉽게 팔 수 있는 관행도 바뀔 전망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앞으로 금융 기관이 어떤 판단으로 특정 상품을 고객에게 권유했는지를 기술하는 '적합성 보고서'를 작성,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투명한 자본 시장 질서 확립 차원에서 기관 투자가들의 수익률 조정·몰아주기 등 충실 의무 위배 행위에 대한 감독도 강화하기로 했다.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대차거래 등 대주주와 관련된 불공정 행위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이밖에 금감원은 불공정 거래 조사 역량 강화 차원에서 저인망식 조사는 지양하고 대신에 예비 조사를 활성화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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