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美 금리인상 가능성↑, 고민 깊어지는 韓 금리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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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강해지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를 끌어올리고 신용경색 등 구조조정 후폭풍에 대비하려면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가 필요하지만 대외여건이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앞으로 수개월 안에 미국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경제가 계속 개선되고 있고, 성장도 되살아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상황이 계속되고 고용시장의 호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수개월 안에 그런 움직임(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은 다음 달 14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2주일 가량 앞둔 시점에 나온 것이다.

지난 4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0.5%로 동결한 이후 옐런 의장이 공식 석상에서 통화정책에 관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연준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기준금리를 0∼0.25%로 낮추는 '초저금리' 정책을 7년 간 유지하다가 지난해 12월 현 수준으로 금리를 올렸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옐런 의장의 이날 발언은 조만간 연준이 또 한 차례의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국내의 현 경기 흐름이 지속된다면 6월 또는 7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으니 국제금융시장이 이에 대비하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금융시장에선 작년 말 미국의 금리 인상을 경험한 바 있고 연초 중국발 충격 등으로 내성이 생긴 만큼 연준이 추가 인상을 결정해도 신흥국 자금 유출 등의 충격이 예전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간단치 않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에 그쳐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충격을 받았을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만큼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2분기 들어 물가상승률이 오르고 소비도 회복되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진한 수출이 제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해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2.8%로 낮춘 것을 비롯해 국제통화기금(2.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7%), 한국개발연구원(KDI·2.6%), 현대경제연구원(2.5%), LG경제연구원(2.4%) 등 정부(3.1%)를 제외한 대부분 기관이 2%대로 내려잡았다.

더구나 조선과 해운 등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대량 실업과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내외금리차가 줄어 국내 증시 등에 투자한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쳐 외국인투자자금의 대량 유출을 경험했던 우리 금융당국은 미국 금리 인상→외국인투자자금 유출→국내 금융시장 충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무엇보다 경계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정책금리 결정에 앞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움직이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FOMC 회의(6.14∼15) 직전인 다음 달 9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은이 6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작년 6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한 뒤 12개월째 동결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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