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위기 극복 동참' 한진重 노조 "회사가 살아야 조합도 산다"···임·단협 사측에 모두 위임

한진중공업의 수출 컨테이너 선박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한진중공업의 정상화를 향한 발걸음이 노조 덕에 한결 가벼워졌다.

한진중공업 대표 노조가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자 임금 및 단체협상을 모두 회사에 위임했다. 다른 조선업체들이 구조조정의 격랑을 맞은 탓에 심각한 노사갈등을 빚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회사 대표 노조인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14일 '경기 악화와 조선업 불황으로 말미암은 경영 위기를 노사가 합심해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올해 임단협을 회사에 전부 위임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자율협약 체결 이후 회사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가 살아야 조합원도 살 수 있다는 취지로 결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도 경영 정상화 방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조합의 생계와 삶의 터전을 지키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채권단도 우리의 마음을 헤아려 정상화를 위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 노조의 임·단협 위임은 1937년 회사 설립 이후 8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한진중공업은 별도 협상 없이 올해 임단협을 타결할 수 있게 됐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2013년에도 회사 살리기 운동을 전개했고, 지난해에는 조선업종 노조연대의 공동 파업 때 '조선업종 불황은 세계적인 문제로 파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불참하기도 했다.

또 올해 들어서는 회사가 유동성 위기로 자율협약을 신청하자 지난달 10일 회사 존속과 조합원 고용안정을 위해 자율협약 체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자율협약 동의서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가 구조조정 태풍으로 노사간 갈등 양상을 보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며 "한진중공업 사례처럼 노동조합이 앞장서 위기극복의 선봉장 역할을 해 준다면 조선업 회생에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윤 한진중공업 노무담당 상무는 "자율협약 체결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임직원과 가족들뿐 아니라 회생을 바라는 지역사회에 노동조합이 모처럼 희소식을 전했다"라며 "어려운 시기에 당장 이익보다는 회사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먼저 생각하고 결단을 내려준 노동조합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2012년 기업별 노조로 출범한 이후 5년 연속 무파업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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