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건희 회장 사망' 찌라시에 삼성그룹株 12조원 출렁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왼쪽)과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리움관장

지난 30일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사망을 발표할 것이라는 찌라시가 증시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퍼지며 삼성그룹주가 크게 출렁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를 전후해 시장에는 '삼성 이건희 회장 사망 3시 발표 예정. 엠바고'라는 내용의 정보가 급속도로 퍼졌다.

장 초반 1% 안팎의 강보합세를 유지하던 삼성그룹주는 이런 내용의 한 줄짜리 찌라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동반 급등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 주가는 오후 1시께 8%대로 수직 상승했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삼성에스디에스도 장중 7%대로 급등했고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도 장중 3%대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인터넷 주식 카페 등에는 찌라시 내용을 토대로 "(삼성의) 후계 구도가 완성될 것"이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소문이 확산되자 삼성 측은 곧바로 "(이건희 회장 사망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삼성그룹의 공식 부인에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기는 했지만 장 마감 때까지 삼성그룹주의 강세는 계속됐다.

결국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5천500원(4.68%) 오른 12만3천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거래량은 223만주로 전날(32만주)의 7배에 달했다.

삼성에스디에스가 3.99% 상승 마감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2.08%), 삼성SDI(1.89%), 삼성생명(1.52%), 호텔신라(1.95%) 등도 강세였다.

이날 삼성그룹주 16개 종목의 장중 시가총액 최고치는 309조296억원에 달했다.

시총 최저치가 297조1천69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근거 없는 찌라시에 12조원가량이 출렁인 셈이다.

통상 오너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관련 주가가 급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삼성의 경우 오히려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에도 이 회장의 사망설이 나오며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상승한 바 있다.

이날 삼성그룹주의 동반 강세를 놓고 일각에서는 공매도 숏커버링(매도 포지션 청산) 물량에 따른 영향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됐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판단한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실제 떨어졌을 때 사서 되갚는 투자 기법이다.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때는 손실을 줄이고자 주식을 매수(숏커버링)하게 된다.

이날부터 공매도 대량 보유자 공시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공시를 피하고자 숏커버링에 나선 투자가가 늘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체로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반면 숏커버링은 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대량 보유자의 숏커버링 물량을 감안해 일부 작전 세력이 사전에 관련주를 사들인 뒤 찌라시를 유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세력이 숏커버링을 앞두고 삼성전자 등의 주가를 떨어뜨리고자 찌라시를 퍼뜨렸으나 시장이 오히려 반대로 움직여 작전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억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등 작전 세력이 연관돼 있는지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이날 매매 내역을 심리해 이상 거래 정황이 포착되면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유관 기관에 조사 결과를 넘길 방침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전날 장 마감 후 삼성전자에 이건희 회장 사망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한 지 불과 1시간24분 만에 "(이 회장 사망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답변했다.

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 시한은 7월 1일 낮 12시까지였지만, 삼성전자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위해 신속하게 답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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