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자살보험금 지급 논란', 금감원 미지급 보험사에 제재 절차 돌입···보험사 "대법원 판결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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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보험사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이달 중순까지 생명보험업계 '빅3'에 포함되는 삼성생명·교보생명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친 뒤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2014년 약관에 명시된 대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ING생명을 제재했지만, ING생명이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내면서 다른 보험사들에 대한 제재 절차도 중단됐었다.

3일 보험업계와 금감원에 따르면 14개 생명보험사가 미지급한 자살보험금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2천465억원(지연이자 포함)이다.

이 가운데 미지급 액수가 가장 많은 ING생명(815억원)을 포함해 신한생명(99억원), 메트라이프(79억원), PCA생명(39억원) 등 7개 회사가 자살보험금 지급을 결정했다.

미지급 자살보험금 중 43%(1천69억원)의 지급이 확정된 것이다.

그러나 삼성생명(607억원), 교보생명(265억원), 한화생명(97억원) 등 '빅3'를 비롯해 알리안츠·동부·KDB·현대라이프 등 7개사는 보험 청구권 소멸시효(2년)가 지난 자살보험금 지급 결정을 미루고 있다.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도 지급해야 하는지를 다투는 소송이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는데, 그 전에 보험료를 지급하면 배임 소지가 있다면서 판결이 나온 후 지급 여부를 정한다는 입장이다.

자살보험금을 타야하는 이들은 자살도 재해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2년이 지나도록 신청하지 못한 것이라고 보험사들에 맞서고 있다.

대법원의 소멸시효 판결과 관계없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금감원은 보험사들에 대한 제재 절차에 돌입했다.

마침 ING생명이 자살보험금 지급을 결정하면서 금감원에 걸었던 각종 행정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금감원은 삼성생명·교보생명 현장검사에서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수와 금액, 지연이자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보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금감원에 보고한 미지급 자살보험금에서 지연이자가 차지하는 비율(11.9%)이 ING생명(49.9%), 교보생명(45.9%), 알리안츠생명(35.6%) 등 다른 회사보다 크게 낮아 이자율이 제대로 적용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지연이자 비율은 14개 생보사 중 가장 낮다.

보험회사들은 지급을 미룬 자살보험금에 대해서는 약관에 명시된 대로 연 10% 내외의 지연이자를 따로 줘야 한다.

금감원은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살보험금 미지급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져 제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교보생명 검사 이후 다른 보험사에 대한 추가 현장검사도 계획하고 있다.

권순찬 금감원 부원장보는 "보험사 입장에선 자살보험금 지급이 지금 당장은 쓴 약이나 실적을 악화시키는 독(毒)과 같을 수 있지만, 지급을 미루다 보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게 돼 나중에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자살보험금 미지급 문제에 특히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이번에 선례가 생기면 국민의 노후 보장 수단인 연금 지급을 둘러싼 문제가 터졌을 때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구제를 받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가 약관에 나온 것보다 연금을 적게 줬는데, 가입자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이를 발견했다고 가정해보자"며 "보험사 주장대로 소멸시효가 끝난 보험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면 연금보험 가입자는 어떻게 구제를 받아야 하냐"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급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린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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