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현대상선, 산업은행 자회사 된다···'대우조선' 실패 전력에 경영 정상화 의구심

현대상선

현대상선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라는 새로운 신분으로 재무적 구조조정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른바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를 관리감독하지 못한 '전력'이 있는 만큼 경영 정상화를 차질 없이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상선은 지난 14일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에 가입함으로써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해운동맹 가입이라는 자율협약 조건을 모두 완수, 계획에 따라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시작하게 됐다.

이튿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주주의 추가 감자를 진행한 데 이어, 앞으로 채권단의 출자전환까지 실행되면 현대그룹의 지분율은 0.5% 미만으로 떨어진다.

대신 채권단이 약 40%의 지분을 가진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8월 5일 신주가 상장되면 현대상선은 40년 만에 현대그룹에서 완전히 분리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가 된다.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이 지난 3월 말 기준 3천309%에 이르던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낮추기 위한 재무적 구조조정이었다면, 산은의 자회사가 된 이후에는 위기를 딛고 경쟁력 있는 회사로 정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정부가 만든 12억 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이용, 초대형·고효율 선박으로 운항 선박 구조를 바꾸고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현대상선의 계획이다.

채권단은 외부 업체를 선정해 선박펀드의 이용 방안과 선대 구성 계획 등을 구체화하기 위한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 가입한 2M의 회원사들과도 경영 전략을 공유해 중·장기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장기적으로 컨테이너선의 비용구조를 효율화할 수 있도록 혁신적 선박과 운송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한다"며 "사업 포트폴리오도 시황 개선이 지연되는 컨테이너선 중심에서 벗어나 벌크선 부문의 부활에 신경 쓰고, 대기환경규제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러한 임무를 완수할 적임자를 경영진으로 선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위험요인을 샅샅이 찾아낼 내부사정에 밝은 경험자나 구조조정 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며 "다만 곪은 부실을 덜어내려면 기존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이같은 경영 정상화 작업이 전문성 있고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채권단이 현대상선을 관리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특히 현대상선을 자회사로 품게 된 산업은행은 다른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의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해 대규모 부실 사태를 만든 장본인으로 지목돼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는 처지에 있다.

그간 산은 출신이 대우조선의 주요 임원이나 감사 등으로 경영에 관여하면서도 수조원의 부실이 알려지기까지 징후를 발견하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출자전환을 통해 산은이 주인이 된 이후 대우조선은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가 돼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경영이 이어졌다. 그 결과 지금의 위기를 맞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로 산업은행의 품에 들어온 현대상선의 미래에 대해 의구심이 섞인 눈길을 보내는 것도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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