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정부를 상대로 한 유례없는 '소송 사기'로 250억원이 넘는 막대한 세금을 부당 환급받았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과거 롯데케미칼과 세무당국 간에 벌어진 세금 환급 소송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은 2004년 11월 고합그룹의 자회사인 케이피케미칼을 인수했다.
이후 케이피케미칼은 2008년 울산세무서장을 상대로 법인세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케이피케미칼 사장은 허수영 현 롯데케미칼 사장이었다.
노후 시설에 대한 감가상각액을 반영해 세금을 돌려달라는 취지였다.
2년여간의 공방 끝에 1심을 맡은 울산지법은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고, 2011년 부산고법 역시 1심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012년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은 다시 부산고법과 대법원을 거쳐 2014년에야 법적 분쟁이 모두 마무리됐다.
소송에서 이긴 롯데케미칼은 법인세 207억원과 주민세 23억원 등 총 254억원의 세금을 돌려받았다.
검찰은 일련의 소송 과정에서 기준 전 사장과 허 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이 1천512억원 규모의 가공 고정자산이 기재된 회계장부를 이용해 세금을 환급받았다고 결론내렸다.
공장 시설 등 유형자산의 장부상 가격에서 처분 가능한 금액을 뺀 감가상각비를 장부상 손실액으로 처리하면 법인세 산정 기준액이 낮아져 결정 세액이 달라지게 된다.
검찰은 케이피케미칼 장부에 기계 설비 등 고정자산이 1천512억원 존재하는 것으로 잡혀 있었지만 이는 회계조작(분식회계)를 통해 꾸며낸 것이었고 인수자인 롯데케미칼 역시 이런 사정을 알고도 세무당국을 상대로 부정 환급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소송 사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다만 법률 조항은 사기가 아닌 조세범처벌법,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이 적용됐다.
앞으로 법원에서 롯데케미칼이 실제 존재하지 않고 장부상에만 있는 '유령 시설'을 이용해 '세금 사기'를 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난다면 2008년부터 6년간 롯데케미칼과 소송전을 벌인 세무당국은 사실관계를 꼼꼼히 확인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국고 손실이나 행정력 낭비를 가져온 게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검찰 수사 결과대로라면 수백억원의 세금 환급 여부가 걸린 대형 소송을 벌이면서 세무당국이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유형자산의 존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 전 사장 등 롯데케미칼 측 핵심 관계자들은 여전히 '부정 환급'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법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허 사장 등이 여전히 조사를 받는 처지여서 회사의 공식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기업이 국가를 상대로 고의적인 사기를 자행할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혐의를 두는 핵심 근거가 된 1천512억원 규모의 '유령 자산' 산정 방식을 놓고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 사안이 유형자산의 존재 등 사실관계의 파악 문제가 아니라 회계기법상 처리 문제일 수 있다는 얘기다.
케이피케미칼은 롯데케미칼에 인수되기 전 낙후한 유형자산의 장부가에서 처분 가능액을 뺀 감가상각액인 1천512억원을 '유형자산 감액손실액'으로 구분해 '세무상 유보' 항목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피케미칼을 인수한 롯데케미칼은 이를 근거로 세무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감가상각액을 뒤늦게나마 반영해 세금 환급을 추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국세청이 수년간 진행된 대형 소송에서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며 "낙후시설의 감가상각비를 회계상으로 어떻게 반영할지에 관한 기술적 문제가 재판에서 의외의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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