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진해운이 수십 년간 쌓아온 해외영업망, 현대상선 인수 추진···"'핵심자산' 흡수로 경쟁력 강화"

현대상선-한진해운

현대상선의 인수 추진이 준비 중인 한진해운 핵심자산은 수십 년간 쌓아올린 탄탄한 해외영업망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법원과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현대상선의 자산 인수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31일 한진해운 관련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선박, 영업, 네트워크, 인력 등 우량자산을 인수해 해운업 경쟁력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터미널, 항만, 항로 운영권 등 알짜 자산을 많이 내다 팔았다.

남아있는 자산은 해외 사옥, 선박 등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것은 세계 7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해외 화주들과 맺고 있는 영업망과 네트워크다.

해운업계는 수익성이 높은 원양노선 1개를 구축하는 데만 1조5천억원 가량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한다.

한진해운은 70여 개의 원양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은 23곳, 영업지점이 100곳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사업분야(컨테이너선)와 미주·유럽이 주력인 영업 노선은 겹치는 측면이 크다. 그러나 영업망·네트워크를 합치면 비용을 줄이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화주들과 탄탄한 관계를 맺어온 핵심인력을 현대상선이 채용하면 경쟁력을 살릴 수 있다는 게 정부와 채권단 판단이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우량한 용선(해외 선주에게 빌린 선박)이나 사선(보유 선박)도 인수가 추진되는 자산이다.

다만,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인수하려면 법원 협조가 필요하다.

법원이 한진해운의 청산을 결정하게 되면 채권자들의 이익에 부합하게끔 '빚잔치'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자산을 더 비싸게 사겠다는 주체가 있으면 현대상선의 인수를 담보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해운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한진해운 자산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고, 현대상선이 무리 없이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은 해외 용선주들이 배를 가져가더라도 빌려줄 곳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며 "우량한 배는 현대상선이 선주들을 설득해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영업망의 경우에도 글로벌 해운사들이 이미 자체 영업망을 갖고 있어 현대상선 외의 인수 수요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한진해운 자산을 사가려는 경쟁자가 있더라도 법원이 국익을 고려해 현대상선의 인수를 배려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당국은 법원이 한진해운의 청산 또는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3∼4개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전에 선택적으로 현대상선이 자산을 인수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법원과 한진해운의 협조를 받아 자산 인수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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