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를 누르고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 가운데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우려가 또 다시 짙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0월 하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또 다시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명단에 올렸다.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중국과 일본, 독일, 대만 등도 관찰대상국에 포함됐다.
미국은 상당 규모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거두고, GDP 대비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를 내며, GDP 2% 이상의 달러 매수 개입 또는 최근 12개월 중 8개월 이상 매수 개입을 할 경우 사실상 환율을 조작하는 것으로 의심해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으로 선정한다.
우리나라가 상당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조작국의 칼날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외환시장에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 개입에 나섰다는 이유에서였다. 고의적인 원화 절하를 통해 무역흑자를 늘리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 추이와 외환시장 개입 상황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트럼프는 선거기간 내내 무역협정 위반 감시,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불공정 무역행위 WTO(세계무역기구) 등의 강력한 통상정책을 펼칠 것이라도 주장해왔다.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이러한 공약들은 실제로 단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1차적인 타깃은 중국이지만 안심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ㆍ미 FTA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줄이려는 이유에서다. 중국과 함께 우리나라를 무역 불균형 대상국으로 꼽고 있는 셈이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의 불똥이 우리나라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의 이러한 스탠스가 현실화한다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서울외환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환시의 변동성 확대는 물론 원화의 절상 압력도 가중될 수 있다.
제현정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10일 "무역상대국의 환율조작과 관련해 당분간 새로운 입법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대 중국 적자가 확대되고,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면 환율 제재 관련 새로운 입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대부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을 겨냥하고 있어 한국이 주요한 타깃이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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