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에 따라 조만간 1,200원선에 오를 것이라던 원-달러 환율이 달러화 강세 조정 국면에 들어서며 23일 1,170원선에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난 9일(한국시간) 이후 원-달러 환율은 계속해서 급등세를 이어왔다.
지난 15일과 16일 소폭 하락세를 이어가기도 했지만 지난 17일 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급등을 이어간 끝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1,180선 중반에 오르며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부터 그간 이어진 달러화 강세에 대한 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원-달러 환율은 10.5원 급락한 1,176.1원에 장을 마쳤다.
그리고 이날에도 원-달러 환율은 6.1원 내린 달러당 1,170원에 개장한 가운데 점차 낙폭을 줄여나가는 모습이지만 전과 같은 급등세 흐름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돌파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조정 국면 맞은 달러화···강세 재료 여전한 탓에 하한선은 제한
전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개월 물은 1,178.50원에 최종호가되며 1,170원선으로 하락한데 이어 이날 간밤 중 원-달러 환율 1개월 물이 달러당 1,170.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엔화,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101을 기록한 것을 고려할 때,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달러화 강세가 아닌 그간 이어졌던 원화 약세에 대한 조정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한편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이날을 포함해 5거래일째 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나란히 최고치를 이틀째 경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9,000선을 돌파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200선을 넘어섰다.
이런 흐름 가운데 시장에선 위험자산에 대한 분위기가 다소 완화되었다는 진단도 나왔다.
또한 달러화 강세의 재료 중 하나였던 미국의 12월 금리인상도 이미 시장에서 선반영되었다는 의견도 나오며 달러화 강세를 다소 희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 외환딜러는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 미국의 12월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95% 선반영되고 있다"며 "강한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의 재정확대 정책 기대감 등 달러화 강세의 재료는 여전히 건제한 만큼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하단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1,180원선에 오르며 단기 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과 오는 24일 미국의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탓에 원-달러 환율이 밀려났지만 1,170원대 중반 아래에서는 수입업체의 결제수요와 저점 인식에 따른 매수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험 선호 분위기 속에 달러화 되돌림이 자극될 것"이라면서도 "외국인의 주식 자금 유입이 지속할 가능성이 불투명하고, 달러-엔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1,200원 돌파 가능할까···관건은 OPEC 감산 합의-이탈리아 개헌 여부
트럼프의 정책 기대감과 재닛 옐런 미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의 발언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실시 되며 달러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달러화 가치가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에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달러화 강세를 지탱할 재료 중 하나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불발이 꼽혔다.
통상적으로 달러화와 국제유가는 반대로 움직임을 보여왔다. 달러가 오르면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달러가 떨어지면 국제유가가 오르는 모습을 나타냈다.
끝모를 저유가에 시달리는 OPEC 회원국들은 지난 9월 말 알제리에서 감산 합의를 도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이라크와 이란이 예외 요구를 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최근 두 국가가 동참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있고 OPEC 비회원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감산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힘을 실었다.
이달 말 OPEC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감산 합의가 최종적으로 이뤄진다면 달러화 강세를 희석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재료는 이탈리아의 개헌 여부다.
마테오 렌치 총리가 현재 315명의 상원의원을 100명으로 줄이는 등의 내용의 개헌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내달 4일 예정된 이탈리아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유럽연합(EU) 체제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온 정당인 오성운동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유럽 리스크가 재부상함에 따라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화의 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감산 합의와 이탈리아 개헌 실패 두 가지가 일어나지 않으면 1,200원을 넘어서기는 힘들다"며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유가가 오르고 유럽 이슈 완화되면 달러 강세가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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