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美 FCC '망 중립성' 폐지 선언…인터넷 업계 ‘지각변동’예고

장선희 기자
FCC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2015년 도입한 '망 중립성 원칙'(Net Neutrality Rules) 폐지를 준비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인터넷망사업자(ISP)가 데이터의 내용이나 양 등에 따라 데이터 속도나 망 이용료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NYT는 FCC가 이르면 이날 망 중립성 원칙의 전면 폐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달 FCC 공식 회의에 상정돼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기조연설에서 "오바마 정부가 만든 규칙들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왔고, 불확실성이 성장의 적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동안 인터넷망 사업자들은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해 소송까지 제기하며 반발해왔으나 구글, 아마존과 같은 IT 기업들은 이 원칙이 없어지면 인터넷망 사업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게이트키핑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폐지에 반대해왔다.

NYT도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 통신 공룡 AT&T나 미 최대 케이블TV 업체인 컴캐스트 같은 회사가 특정 사이트나 온라인 서비스 접근에 더 많은 이용료를 부과하고 경쟁업체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FCC 위원장을 지낸 줄리어스 제나초위스키는 "반(反) 차별과 투명성을 위한 망 중립성 원칙은 혁신과 투자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왔으며 다른 나라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됐던 것"이라며 폐지 움직임을 비판했다.

톰 휠러 전 FCC 위원장도 "망 중립성 규제는 이동통신 회사인 버라이즌과 같은 회사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나 슬링TV의 데이터 속도를 저하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버라이즌의 '파이오스'(FiOS)는 넷플릭스 등과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파이 위원장은 망 중립성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날 FCC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2015년 당시 FCC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했다"면서 "망 중립성 원칙을 세운 것은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망 중립성 폐기 안을 위원들과 회람했으며, 다음 달 14일 표결에 부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 내용은 표결 3주 전 공개될 예정이다.

파이 위원장은 "폐기 안에서는 연방 정부가 인터넷을 상대로 미세한 관리를 중단하고, 대신 FCC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자들에게 투명성을 요구해 소비자들이 최선의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망 중립성이 폐지되면 인터넷 업계엔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넷플릭스나 페이스북처럼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 사업자에겐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FCC 조치에 대해 페이스북은 성명을 내고 "인터넷이 모두에게 열려 있도록 해주는 망 중립성 보호 원칙을 FCC가 없애기로 한 데 실망했다"면서 "망 중립성 원칙을 지키려 하는 모든 이들과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내년도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70% 이상 늘린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광고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확실한 미래 가이드전스에 투자자들은 환호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이 수백만 대의 가정용 기기를 통해 운영되던 중국계 사이버 네트워크에 법적 조치를 취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아이피디아(Ipidea)’로 알려진 이 기업은 수상한 방식으로 사용자 기기를 프록시 네트워크에 편입시켜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글은 미국 법원의 명령을 통해 이들의 인터넷 도메인을 전면 차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투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매출 성장세를 앞지른 비용 증가율로 인해 'AI 거품론'에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2일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