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美미국 증시 활황에 자사주 매입은... 5년 이래 최저

장선희 기자
월스트리트

미국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3일 보도했다.

INTL FC스톤 자료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이 올해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쓴 금액은 5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별로 따지면 1천250억 달러로,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분기별 평균인 1천420억 달러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이처럼 자사주 매입이 줄어든 것은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수준에 도달하고 경기가 확장되면서 기업들이 유보금을 설비 투자와 인수·합병(M&A) 쪽으로 전환한 때문으로 지난 수년간 미국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활발했던 것은 경제성장률이 저조해 투자 기회는 물론 신규 설비 투자와 사업 확장에 따른 기대수익이 제한적이었던 데서 비롯된 것이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주당순이익(EPS)을 높일 수 있어 주가를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

증시 비관론자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자사주 매입이 늘어난 것은 지난 8년간 증시가 보여준 랠리가 실제로는 장기적 성장 전망보다는 금융 공학에 의해 움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주장해왔다.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을 줄어든 데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 소비와 투자 심리 개선, 올해 17%나 오른 다우존스 지수가 무한정 오를 수 없다는 전망이 고루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INTL FC스톤의 빈첸스 델루어드 글로벌 거시전략가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기업 심리 지수가 줄곧 높은 수준을 가리킨 것이 경영진들에게 유보금을 더 나은 용도에 투입해도 좋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셈이라고 논평했다.

미국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대부분 기간에 주춤한 상태였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최근 발표한 향후 6개월 설비투자 예상 지수는 30여 년 만에 최고수준을 가리켰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에 따르면 최우량 등급에 속한 비금융업종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하락했다. 이 그룹에 속한 기업들의 상당수는 정기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BOAML 애널리스트들은 한편으로 이들 기업의 M&A가 올해 3분기에 가장 활발했다는 것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는 그럼에도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자사주의 주요 매수자들이며 내년에도 자사주를 계속 매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내년의 자사주 매입이 올해보다 3%가 늘어난 5천100억 달러 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 영향을 미칠 한 가지 변수는 미국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세제개혁이다.

관심사는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두고 있는 1조 달러의 유보금이다. 해외에서 거둔 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하면 35%의 법인세를 물게 돼 있어 이를 피하려는 수단이다.

하원이 최근 승인한 세제개혁안은 역외 유보금에 대해 한시적으로 낮은 법인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이런 방향으로 세제개혁이 이뤄지더라도 다국적 기업들이 어느 정도를 본국으로 송금해 설비 투자와 기업 인수, 자사주 매입 혹은 배당금 증액에 사용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004년 기업들이 국내로 송금한 역외 유보금의 상당 부분이 자사주 매입에 쓰인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식의 고평가, 세법의 윤곽에 대한 불투명성은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덜 선호할 수도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와 시장, 규제 환경의 변화로 인해 내년에도 자사주 매입은 더욱 활력을 보일 수도 있다. 특히 미국 대형 은행들은 규제 완화로 이익의 주주 환원에 자유로운 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자본 건전성이 개선된 덕분에 대형 은행들은 앞으로 몇 년간 더 많은 자사주를 사들일 길이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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