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재계 ‘공정위 기준 변경, 예측가능성 저해’…삼성은 '묵묵부답‘

이겨례 기자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21일 '합병 관련 신규 출자 금지 법 집행 가이드라인'을 변경해 삼성SDI에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를 추가 매각하도록 한 데 대해 삼성그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공정위가 2년 만에 스스로 '가이드라인 오류'를 인정하며 지분 매각을 사실상 통보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올 초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사실상 그룹 실체가 사라져 계열사 지분 관계나 출자 문제를 총괄적으로 다루는 조직이 없어진 데다, 정부 방침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놓는 데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공정위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에 '충실하게' 따랐던 삼성SDI가 정부 방침 변경에 따라 추가로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온 데 대해 내심 불만의 기류도 읽힌다.

특히 공정위의 순환출자 금지 규제는 기본적으로 신규 출자를 통한 경우로 한정하고 합병에 따른 변수는 예외로 하는 취지인데 이런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은 일단 공정위가 추가 지분 매각을 위한 유예기간을 두기로 함에 따라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정부나 국회 차원의 후속조치가 논의될 때 필요한 경우 의견을 제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날 공정위 결정과 관련해 취지에 일부 공감이 가는 대목이 있다는 의견과 함께 경제주체들에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대기업 관계자는 "큰 상황 변동이 없는데 정부가 스스로 원칙과 기준을 바뀌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날 공정위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SDI에 대해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매각하도록 명령한 근거인 가이드라인 일부가 잘못됐다면서 404만주를 추가 매각하도록 예규를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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