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량에서 벌이지고 있는 일은 '화재'다. 이는 다른 결함과는 달리 해당 차량의 소훼 뿐 아니라 주변 차량 및 기타 건조물로의 화재 피해 확신이 우려되는 일이라 정부도 운행 정지 명령까지 발동하며 이번 사태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정부는 사태 해결을 위한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제도적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다.
"화재는 현재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소비자 문제"라며 "법제 개선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박성용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운영위원장(한양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말했다.
BMW 차량 화재 사고를 계기로 한 자동차 교환·환불 제도 개선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가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마련됐다.
화재 발생 시 제작사가 화재가 났는지 알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지적되며 제작사가 화재 원인을 알 수 있도로 현장 감식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김을겸 한국자동차 산업협회 상무는 "고의적으로 화재를 발생시켜 제작사에게 책임을 부담시키는 일이 염려되기도 한다"며 "화재 발생 시, 제작사에 아무런 통보가 없다. 화재가 났는지도 모른다. 통보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자'와 '결함' 혼용.."분명한 개념 정의 필요"
미국의 경우, 1960년대 말 자동차의 결함에 대한 리콜 제도가 시행됐고 1970년대 말부터 리콜제도와 병행해 집단소송제도와 제조물책임제도가 정착됐다.
"리콜과 관련해 최근 개정된 법령을 보면, 안전 기준 위반 시의 과징금을 상향했다. 또 늑장 리콜에 대한 과징금 조항을 신설, 늑장 리콜에 따른 신체·재산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근거가 마련되기도 했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한 리콜 관련 법령이 개선되고 있지만 자동차 소비자를 보호하는 자기인증제도 하에서의 리콜 제도와 교환·환불제의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하성용 신한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은 말했다.
발제를 한 오길영 신경대학교 경찰행 정학과 교수는 "현행 입법에 있어 가장 대표적 문제점은 '하자'와 '결함'의 혼용이다"라며 "모법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관리법상의 정의 규정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 정의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창근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해석상 혼란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분명한 개념 정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동의하나, 법상 하자의 개념을 계약법상의 개념으로 이해하거나 결함을 안전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만 한정할 수 있을지는 보다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현행법상 하자의 개념은 당해 법률의 규정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관리법이 하자와 결함을 명백히 구분해 사용하고 있는지는 의구심이 있고 향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소비자 보호 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되기도 했다. "자동차 관리법상 제작결함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 또한 결함 입증책임이 소비자에게 전가 돼 있다. 소비자가 결함을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수많은 결함들 중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적정한 조치를 받거나 처벌 받은 사례가 거의 전무하다. 제조사가 보상에 임하는 전향적 태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성수현 서울 YMCA 자동차안전센터 간사는 설명했다.
한국형 '레몬법', 실효성 논란
내년 1월 1일부터 자동차 결함 시 교환·환불이 가능하도록 하는 일명 한국형 '레몬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오 교수는 "레몬법은 하자 또는 결함 있는 신차의 교환·환불을 위한 미국 각주의 법제를 말한다. 이는 결국, 소비자보호법제에 해당한다. 계약의 부적합성을 다투는 개념이므로 계약법상의 규제대상이다"라며 "하자담보챔임, 약정 품질보증책임 등 두 채널을 통한 품질 보증이 신통치 않아 마련된 강화된 품질보증이 레몬법에 의한 하자의 치유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레몬법이 소비자보호법의 성질을 기자고 있는건 맞다. 소비자보호법제도 소비자 보호라는 행정 목적을 위한 행정법제로서 다양하게 구성되고 있다"며 "레몬법을 자동차관리법제에 포함할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개별법을 제정할 것인지는 입법정책적인 문제일 뿐 입법체계상 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토론회를 주최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은 "BMW 차량 피해자들이 레몬법 적용을 받기 어렵다"며 "이에,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했다. BMW 차량 화재 피해자가 정부의 행정적 규제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은 "지난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BMW 관련 공청회가 진행되기도 했는데 레몬법은 까다로운 요건과 절차, 입증책임 문제 등으로 인해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며 "현행 법령의 미비점을 개선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유사 사례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몬법은 절차가 까다롭고 운전자 또는 소유자가 자동차의 결함을 직접 입증해야 해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며 "제작결함과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의 불안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토교통위원회 간사)는 했다.
레몬법과 관련, 차량 교환 및 환불의 요건이 달라지나, 기준이 불명확해 해석상 논란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성승환 법무법인 인강 변호사는 "중대한 하자와 일반하자를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3만개의 자동차 부품 중 중요치 않은 것이 거의 없다"고 의견을 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집단소송제도까지 패키지로 입법해야"
또 정치권에서는 재발방지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재래식 무기, 집단소송제는 핵무기와 같다. 다수 소비자에게 발생한 집단적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만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할 경우, 집단소송제도까지 함께 패키지로 입법할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고 황 교수는 제시했다.
해당 규정을 자동차관리법에 규정하겠다는 의견이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 오 교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자동차관리법에 삽입하는건 민사의 영역은 물론 민사소송의 영역까지 포함하게 된다는 의미"라며 "원포인트를 위해 종합법률로 거듭날 수 있어 효율적일지는 모르나, 법학의 입장에서 이는 마치 비키니를 입고 문상을 가는 경우와 같다. 번지수가 틀려도 너무 틀린 것"이라고 했다.
황 교수는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 등록과 검사에서 출발, 현재는 자동차와 관련된 종합법률이라는 것은 맞다"면서 "차제에 자동차관리법의 제명을 '자동차법'으로 개정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제시했다. 성 변호사는 "차주들에게 정당한 배상을 하는 것은 입법 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다. 피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않는다"며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통한 합당한 배상이 소비자 권리보호에 반드시 필요하다. 법익의 균형성에 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동차 제조사로 마음 기울어져 있는 정부
자동차 제작자가 정부에 협조하지 않을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과징금과 과태료를 올리자는 개정안이 최근 등장했는데 리콜 과징금을 기존의 2배인 매출액의 100분의 2까지로, 자료 제출 의무 과태료는 10배인 1000만원 이하로 상향조정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오 교수는 "이런 개정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동차 제작자의 입장에서 900만원 증액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자동차 제작사의 자료 제공 협조가 전무하다고 해도 정부 스스로 갖춘 조직과 시설을 통해 얼마든지 결함조사가 가능해야 한다"며 "이것이 아닌, 제작결함을 담당하는 연구원의 인원을 상향조정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다. 자동차 결함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거대한 전담기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입법 시 차에 관해 범위를 어떻게 정해야하는지 고민이 있다고 한다. 마련 과정에서 자동차 관리에 관한 법으로 하지 않게 되면, 국토위 소관이 되지 않고 정무위원회로 넘어간다고 한다. 때문에 법안을 발의하는 입장에서는 법명이 중요하게 된다.
BMW 차량 화재 조사와 관련해 석주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정보분석처 차장은 "화재 자체의 원인을 파악하기도 어려운데 결함까지 알아낸다는건 더 힘들다. 이번 BMW 화재 조사에 어려움이 많았던게 사실"이라며 "정보분석처 12명, 조사처 13명 등 총 25명이 근무하고 있다. 정부에서 인력 관련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라고 했다.
오 교수는 "우리 정부는 국민보다는 자동차 제작자를 위한 정부였다. 정부는 항상 뒷북을 치기만 했다. BMW 화재 사건에서만 늦장 대처를 한게 아니다"라며 "자동차는 사후대처보다는 사전방지가 항상 먼저 고려되야 한다. 제작결함 조사를 제때 수행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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