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세계 각국 '돈줄조이기' 동참…내년 성장둔화 속 이중고 예고

이겨례 기자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EU), 주요 신흥국들이 금리를 올리거나 양적 완화(QE)를 중단하는 등 돈줄을 조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로 또는 마이너스 수준까지 금리를 낮추면서 무차별적으로 공급했던 유동성을 거둬들이면서 10년간의 저금리시대가 완연히 저물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올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3차례에 걸쳐 2.00∼2.25%까지 올렸다. 인상 속도에 대한 신중론이 있기는 하지만 연준은 일단 오는 12월과 내년에도 추가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세계 각국 ‘돈줄 조이기’ 속속 동참=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의 유로존을 관할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아직 기준금리를 0%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ECB는 매달 자산을 매입하는 양적 완화를 오는 12월까지만 시행한 뒤 종료하기로 했다.

ECB는 내년 후반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해 추가 긴축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로 유지하고 있지만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는 이른바 '스텔스 테이퍼링'(Stealth Tapering)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시장의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신흥국들은 주로 외부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선진국이 자국 경기 회복세, 통화량 증가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살피며 긴축에 나서는 것과는 다른 면이 있다.

금리 인상이나 양적 완화 축소로 선진국 통화의 가치가 오르면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은 선진국으로 유입된다.

그 때문에 신흥국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통화가치가 떨어져 대외채무의 상환 부담이 커지는 등 타격이 발생한다.

신흥국으로서는 자국 경기나 민간 부문 부채에 어려움이 가중돼도 위기대응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를 올려야 하는 압력을 받게 된다.

다만 중국은 위안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긴축의 여력이 없는 형국이다. 저금리시대에 고삐가 풀린 부채를 줄이고자 긴축에 들어가려다 경제성장 둔화, 미국과의 무역 전쟁 등 악재 때문이다.

중국은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기준금리를 2015년 10월 이후 3년여간 4.35%에 묶어두고 있다.

경기를 부양하고 무역 전쟁에 대비해 내수를 키운다는 목적으로 완화적인 재정, 통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 내년에도 선진국 긴축구조 유지 우려=글로벌 경제의 큰 우려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긴축기조를 내년에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올해 2.5%를 지나 내년에 3%, 2020년에 3.2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시장 전망치를 소개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여타 국가에서는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칠 경우 상당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신흥국들은 달러 강세에 따른 외자 이탈, 자국 통화가치 하락, 국내외 부채상환 능력 약화, 고금리에 따른 경제성장 추가둔화의 악순환을 겪을 수도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63조 달러로 2007년 21조 달러의 3배로 불어났다. GDP에 대한 부채 비율도 145%에서 210%로 급등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최근 글로벌 증시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불안감이 커지자 제롬 파월 미국 연준의장은 전날 현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의 '바로 밑'에 있다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또는 인상 사이클의 조기 종료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국 연준은 전날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신흥국은 미국과 다른 선진국들의 통화정책이 정상화함에 따라 상승하는 글로벌 금리, 선진국 통화 강세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아르헨과 터키가 최근 시장 혼란을 통해 더 큰 취약성을 보여줬으나 글로벌 금리 인상이 현재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거나 다른 충격이 세계 경제를 타격하면 신흥국이 더 광범위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내년도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70% 이상 늘린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광고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확실한 미래 가이드전스에 투자자들은 환호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이 수백만 대의 가정용 기기를 통해 운영되던 중국계 사이버 네트워크에 법적 조치를 취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아이피디아(Ipidea)’로 알려진 이 기업은 수상한 방식으로 사용자 기기를 프록시 네트워크에 편입시켜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글은 미국 법원의 명령을 통해 이들의 인터넷 도메인을 전면 차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투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매출 성장세를 앞지른 비용 증가율로 인해 'AI 거품론'에

SK하이닉스, AI 솔루션 전문 미국법인 설립

SK하이닉스, AI 솔루션 전문 미국법인 설립

SK하이닉스가 AI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에 AI 설루션 전문 회사 설립을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HBM 등으로 축적한 AI 메모리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단순 메모리 제조사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설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29일 밝혔다. AI Co로 불리는 신생 회사를 통해 AI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협업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AI 데이터센터 전 분야에 적용 가능한 설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