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세계 증시 잇단 추가 하락 경고…루비니 "40% 내릴 수도“

이겨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휩쓸면서 작년 내내 활황이었던 미국 증시마저 큰 폭으로 추락했지만 아직 바닥은 아니라는 경고가 줄을 잇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월가의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야 시장이 심리적 지지선을 찾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주 다우지수가 12.36% 폭락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1.49%, 10.54%씩 추락했지만, 조정이 끝났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주로 내놓아 '닥터 둠'으로도 불려온 누비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올해 세계 주식 자산이 30∼40%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금과 안전한 정부 채권에 투자하라는 것이 내 조언"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오일 쇼크로 재선에 실패한 제럴드 포드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도 "대선에서 분명 패배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비단 부정적인 전망은 루비니 교수만 하는 게 아니다.

시티그룹의 퀀트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비버는 지난주 미 증시가 급락했지만 보통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로 여겨지는 이른바 "항복(capitulation)"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계했다.

지난주 미 증시에서의 주식 매도는 대부분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한 것이었고, 직접적인 투매가 아니었다는 이유에서다.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잭 야나시에비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통제되고 있다는 걸 확인해야 한다"면서 "그때까지 우리는 이 변덕스러운 흔들림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위기 뒤 2009년 이후 미국의 최장 경기 호황을 뒷받침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도 이번에는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연준의 영향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면서 위기 원인이 경제가 아니라 전염병 때문이어서라고 추정했다.

결국 코로나19가 얼마나 확산될지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기 전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도 월가가 불안하게 보는 변수다.

월가는 반(反)월가 노선의 버니 샌더스(79) 상원의원이 이달 3일 '슈퍼화요일'에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승기를 잡을지를 불안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의 경제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데 따라 증시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역대 최저인 35.7에 그쳤다.

제조업체 대상 설문조사로 산출하는 PMI는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중국의 2월 서비스 PMI도 29.6으로 사상 최저였다.

세계적인 도박 도시 마카오의 2월 카지노 매출은 31억 파타카(약 4천640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87.8%나 급감했다.

중국의 경제 정상화도 요원해 보인다.

심지어 중국에 진출한 폭스바겐 AG 등 자동차 회사들은 매장에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힘들자 온라인 판촉 활동을 벌이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 경제는 문제 없다면서 시장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려 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일 NBC 방송에 출연해 "미국 경제는 기초가 튼튼하다"면서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결제은행(BIS) 클라우디오 보리오 국제결제국장은 같은 날 발간한 분기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지배적"이라면서도 시장이 제 역할을 하고 있고 이번 사태가 금융위기로 이어질 징후는 없다고 진단했다.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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