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국내로 번진 SK-LG 배터리 전쟁, 1심서 LG화학 승소

김동렬 기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일명 '배터리 소성 전쟁'이 국내 법정에 까지 이어지며 격화되는 분위기다.

2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3부(재판장 이진화)는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 LG화학(이하 LG)을 상대로 낸 '특허침해 관련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소 취하 청구는 각하하고,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소송 취하 청구는 법리적으로 보호할 이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사이에 2014년 합의한 내용에 미국 특허에 대해 제소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LG화학 - SK이노베이션 소송전

◆ 지난해 4월 시작된 다툼...LG "SK가 인력 빼가고 영업비밀 침해"

지난해 4월 LG는 SK가 자사의 인력을 빼가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를 미국 ITC에 제소했다.

ITC는 올해 2월 SK에 대해 LG 배터리 기술을 빼낸 증거를 인멸했다는 이유 등으로 조기 패소 결정을 내렸다.

현재 ITC는 이 사건과 관련한 리뷰(재검토)를 진행중이며 오는 10월 5일 최종 결정을 내린다.

미국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던 작년 10월 SK이노베이션은 서울중앙지법에 소 취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양사가 2014년 '분리막 특허(KR 775,310)에 대해 국내외에서 더는 쟁송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는데도 LG화학이 동일한 미국 특허로 ITC에 소송을 낸 것은 합의를 깬 것이라며 ITC 소송을 취하하고 손해배상금 10억 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반면 LG는 '특허독립', '속지주의' 등 원칙을 제시하며 ITC에 제기한 소송과 한국에서의 소송 대상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이 소송은 일단 ITC 영업비밀 침해와는 관계가 없어 LG화학의 1심 승소가 10월에 내려질 미국 ITC 최종 판결에 영향을 주진 않을 전망이다.

이 외에도 LG는 지난해 5월 SK를 산업기술 유출 방지 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형사 고소했고, SK는 지난해 6월 LG화학에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영업비밀 침해가 없었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하는 등 양 사의 소송전은 꼬리를 물고 있다.

양사는 영업비밀 침해 관련 협상이 중단된 가운데 이날 나올 1심 판결 결과와 관계없이 지는 쪽은 무조건 항소한다는 입장이어서 법정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ITC 최종 결정이 원안대로 가면 SK에게는 막대한 손해

조기 패소 결정이 내려진 SK는 10월 5일 ITC의 최종 결정이 나오기 전에 LG와 합의를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ITC 최종 결정이 나오면 LG가 지난해 4월 미 연방법원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재판이 열리고 피해액과 배상금액이 확정되는데 이때 미국 법원은 ITC 결정을 준용하는 게 보통이다.

SK가 최종 패소하면 SK는 미국으로 배터리 부품·소재에 대한 수출이 금지돼 앞으로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가동이 중단될 공산이 크다.

SK는 포드의 전기트럭 F시리즈와 폭스바겐의 미국내 생산 전기차 배터리의 대부분을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 조달할 예정이다.

국내 또는 인근 국가에서 배터리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할 수도 없다.

이 경우 앞서 계약한 수주 물량에 대한 피해보상까지 책임져야 할 것으로 보여 SK측의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일단 미국 ITC의 조기 패소 결정이 뒤집힌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불리해진 SK가 그 전에 소송을 끝내려면 LG와 배상금 합의에 성공해야 한다는 말은 이 때문에 나온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SK "LG 과도한 금액 요구" 호소 속 LG "정당한 보상 받겠다" 맞서

양사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배상금을 둘러싼 입장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증권가 등을 통해 들려오는 양사의 요구 금액은 LG측이 수조원대, SK측은 수천억원대로 '단위'부터 다르다.

SK는 "이직한 직원이 가져왔다는 기술이 실제 사업에 활용됐는지 불명확하고, LG가 기술 침해와 피해 범위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LG가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SK 내부에서는 "LG가 조단위의 배상금을 고집할 경우 합의를 포기하고 미국 ITC 결정과 연방법원의 판결까지 가보겠다"는 '벼랑 끝 전술'을 펴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LG는 "수십 년간 쌓아온 회사의 중대한 기술을 빼가 대가도 없이 자사의 기술인양 써먹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라고 각을 세우며 '정당한 보상'을 요구한다.

LG는 "SK측이 진정성 있게 합의에 임하지 않고 있다"며 "합리적인 합의금액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끝까지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엇갈린 양사 주가, LG화학 주가 상승 속 SK이노베이션 하락세

서울중앙지법의 1심 결과가 나온 이후 양사의 주가흐름은 엇갈리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3시 4분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일 종가 대비 5천5백원(-3.66%) 하락한 15만8천500원에 거래중이다.

LG화학은 전일 종가 대비 1만2천원( 1.59%) 오른 77만원에 거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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