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빚투’‘영끌’ 한국 증시, 美 증시 폭락시 영향 크다는데...미 대선 앞두고 증시 변동성 우려↑

이겨레 기자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가 폭락할 때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증시의 변동성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빚내서 투자하는 일명 '빚투'와 영혼까지 끌어서 투자하는 '영끌'의 키워드로 성장한 한국 증시에 빨간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금융연구원 "한국 증시, 미국 주가 충격에 다른 나타보다 더 민감"

20일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구원의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에 내놓은 '글로벌 금융 불안과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상호연계성'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가 다른 주요국들보다 세계적인 금융 불안에 더 높은 동조성을 보이는 데다 특히 미국 증시 충격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시스템 리스크 측정 방법인 'CoVaR'(Conditional Value-at-Risk)를 활용해 이같은 보고서를 작성했다. 해당국 주가 하락률 CoVaR 값이 커질수록 대외 충격에 따른 리스크 전이 및 동조화 정도가 커진다. 위기 상황에 준하는 세계적 금융 불안이 발생하면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지는 등 주식시장이 외부 요인에 취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때 한국의 CoVaR는 5.97%로, 분석 대상 20개국 가운데 6번째로 높았다. 특히 미국의 주가 충격이 발생한 때에는 한국의 CoVaR가 6.09%로, 순위가 20개국 중 4위로 높아지는 데다 신흥국 평균(5.66%)마저 웃돌았다.

이 연구위원은 "이런 추정 결과는 세계 주가 충격에 대한 우리나라 주가의 연계성, 동조성 정도가 대체로 분석대상국 전체 평균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려준다"며 "특히 미국 주가 충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주가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
한국금융연구원 제공

◆ 뉴욕증시에 이는 변동성의 그림자. 대선 앞두고 짙어지고 있다

미국 증시에 대한 변동성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최근 글로벌 경기 동향 및 주요 경제 이슈'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과거에도 미 대선을 앞두고 주식시장 변동성지수(VIX)가 상승했다"며 "11월 미국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아 앞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까지 맞물려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욱 증폭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 현지 전문가들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스트리치 최고투자책임자는 "정치적인 명확성이 필요하고, 백신과 관련해서도 명료해져야 한다"면서 "현재는 많은 추측만 있는 상황이며, 이런 추측이 확인되거나 부인되기 전까지는 지속해서 변동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4.56포인트(0.88%) 하락한 27,657.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7.54포인트(1.12%) 내린 3,319.4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6.99포인트(1.07%) 하락한 10,793.28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한주간 다우지수는 0.03% 내렸으며 S&P 500 지수는 0.64%, 나스닥은 0.56% 하락했다.

◆ '영끌'과 '빚투' 속 코로나19 사태 헤쳐온 한국증시 뒤엔 신용대출

17일 한국거래소 등에 의하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55조9천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겨놓은 투자자 예탁금은 약 29조3천억원이 증가했다.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16조원으로 나타났다.

동학 개미 군단이 올해 주식 투자를 100조원가량 늘린 셈이다.

이렇게 유입된 자금은 한국 증시의 성장세에 기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코스피는 6개월간 1,0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며 수익률 65.5%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코스피 상승률은 미국 다우존스(48.7%)와 S&P500 지수(48.3%)는 물론, 나스닥(57.32%)보다보다도 높고, 코스닥 상승률(107.5%)은 아르헨티나(87.8%)도 넘는 최고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에 신용 대출의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주가가 떨어지면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앉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급증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말(11일) 125조1천973억원에서 16일 126조3천335억원으로 3영업일 만에 1조1천362억원이나 불었다. 일별 증가액은 ▲ 14일 5천179억원 ▲ 15일 3천448억원 ▲ 16일 2천735억원에 이르렀다.

그러다 20일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899억원으로 16일과 비교해 하루 사이 2천436억원 줄어들었다.

이 배경에는 대출 받을 사람들은 다 받은 것과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경고에 따라 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오는 25일까지 금감원에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은행권은 금감원에 관리 방안을 제출하면, 25일 이후 당국이 비공식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지적하거나 기본 가이드라인(지침) 등을 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자율 규제 형식을 취하는 이런 신용대출 관리 노력에도 급증세가 이어진다면, 금융당국이 별도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주식 시장의 하락세가 본격화되면 경우 빚투와 영끌의 투자자가 결국 큰 손실을 낳을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과 같은 가격 변동이 심한 위험자산에 빚을 내 투자하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며 "가격이 하락할 경우 개인은 물론 금융 기관도 타격을 입게 돼 불안 요인이 경제 전반에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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