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미국 내년 기준금리 인상 예고…한은도 내년에 3차례 이상 올릴수도

음영태 기자

미국이 시장의 예상대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와 기준금리 인상 일정을 앞당기면서, 한국은행도 내년 3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물가와 가계부채 문제뿐 아니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까지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美 기준금리 내년 3차례 인상…내년말 최고 1.00% 가능성

1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연준은 이틀에 걸친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내년 1월부터 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매월 15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테이퍼링 종료 시점은 당초 예상됐던 내년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기준금리는 현재 0.00~0.25%로 동결했지만, 내년에는 최소 3차례의 인상을 예고했다.

18명의 위원 중 다수가 내년 기준금리가 0.75∼1.0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재 미국 기준금리(0.00∼0.25%)를 고려하면 0.25%포인트(p)씩 세 차례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다수 의견이 실행되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더 인상하지 않으면, 현재 0.75∼1.00%포인트 수준인 한국(1.00%)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0.00∼0.25%포인트까지 좁혀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제공]

▲내년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압박 더 커져

한은 금통위도 내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기준금리 등 정책금리 수준이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기조적 달러가치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도 적정 수준의 기준금리 격차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기준금리를 올린 지난달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다.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전문가들과 시장은 내년 1분기, 1월이나 2월 중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더 올리고, 하반기에도 한두 차례 추가 인상하는 경우를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고 있었다.

이주열 총재
[연합뉴스 제공]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금융불균형' 문제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대응만을 고려해도 이처럼 내년 2∼3차례 추가 인상이 예상됐는데, 미국 금리 인상 일정까지 앞당겨진 만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도 커졌다.

만약 내년 미국과 한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0.25%포인트씩 세 번 이뤄진다면, 최종적으로 두 나라의 기준금리는 각 0.75∼1.00%, 1.75%가 되고 격차는 현재의 0.75∼1.00%포인트가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금통위가 이미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고 경기 불안 문제 등도 있는 만큼, 꼭 기계적으로 금리 인상 횟수를 미국에 맞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빨라질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과거 미국이 두 차례 올리면 우리가 한 차례 정도 올리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금통위가 경기 상황 등을 봐가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FOMC 결과, 시장 예상에 부합…국내 영향 제한적"

한편, 정부는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번 FOMC 결과가 국제금융시장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연준발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나 금리 인상에 관한 예측이 상당 부분 시장에 선반영됐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신흥국들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점도 충격을 완충할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등 리스크 요인들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여기에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의 디폴트와 같은 국지적 이벤트들이 맞물릴 경우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요할 경우 이미 마련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시장안정조치를 선제적이고 신속하게 가동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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