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자영업자·중기 대출만기 연장, 금융권 부채부실 유예 우려

음영태 기자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가 최대 3년 연장되고 상환은 최대 1년 유예된다.

정부의 5번째 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 조치에 금융권에서 잠재부실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정부, 3고 현상에 소상공인 현실 고려

정부는 이번 연장 결정이 최근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의 현실을 고려한 조처이면서 금융권 부실 전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정부와 금융권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조치는 2020년 4월 시행된 이후 6개월 단위로 계속 연장됐는데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금까지 362조4천억원의 대출이 이 조치의 혜택을 받았으며 지난 6월 말 현재 57만명의 대출자가 141조원을 이용하고 있다.

기존의 일률적인 만기 연장과 달리 이번 조치는 자율 협약으로 전환 후 최대 3년간 만기 연장을 추가 지원하는 점이 다르다.

다만, 현행과 동일하게 원리금 연체, 자본 잠식, 폐업, 세금 체납 등 부실 발생 시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상환 유예 또한 내년 9월까지 최대 1년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상환 유예 차주는 내년 3월까지 금융사와 협의해 유예 기간 종료 후 원리금에 대한 상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대출
[연합뉴스 제공]

▲금융권, 상환유예 잠재 부실 확대 우려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4월 시행됐으며 이번까지 총 다섯 차례 연장됐다.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로 2년 6개월간 상당수 차주의 건전성 정보가 '깜깜이' 상태로 지속되다 보니 금융회사 입장에선 위험 관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은 물론 은행도 부담을 계속 뒤로 미루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원 조치 종료 시점이 다시 도래하면 오히려 부실을 한꺼번에 키울 위험성이 있다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원 조치 종료 시 차주 당사자는 물론 금융시스템 전체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며 연장 조치를 통한 연착륙 유도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3고(高), 즉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경제·금융 여건 악화로 온전한 회복까지 다소간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영업 회복이 미진한 가운데 당초 예정대로 9월 말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종료할 경우 자영업자·중소기업들이 대거 채무불이행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회·경제적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돼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한편 정부의 금융지원 정책이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애초 회생이 어려운 소상공인의 폐업만 지연시키고 신용도를 낮추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낸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금융지원정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기존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 등과 더불어 소상공인 금융지원정책은 소상공인의 채무 부담을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적극적인 금융지원이 장기적으로 매출 증가 등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상환능력이 좋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채무만 증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지원이 회생 불가 소상공인의 폐업 시기를 지연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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