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레고랜드에 드러난 증권사 채무 보증의 민낯

윤근일 기자

증권사 부동산 위험노출액 56조원 규모
이달에만 15조원 가까운 매입확약 PF 돌아와
정부는 대형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 PF ABCP 유동성 해소방안 논의
투자심리 영향 미치는 요인, 해결 여부에 주목

강원도의 강원중도개발공사(GJC) 회생 신청에 따른 채권·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 여파가 증권사를 흔들고 있다. 증권사의 민낯인 채무 위험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4일과 이날 주요 증권사들을 소집해 최근 우려가 불거진 중소형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유동성 위기 해소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GJC 강원도 레고랜드 개발을 위해 세워진 곳으로 강원도가 이곳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을 거부하고 회생을 선택하면서 회사채 시장 경색을 불렀다.

레고랜드 코리아 파크 입구
[사진=레고랜드코리아 제공]

문제는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규모가 증가한 가운데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56조5천230억원이다. 부동산PF 익스포저는 PF대출 3조1280억원과 PF채무보증 24조8620억원 등 27조9천900억원이다. 삼성증권 2조2천810억원, 미래에셋증권 1조8천170억원, NH투자증권 1조5천760억원, 키움증권 9천60억원 등이다. 자기자본 규모 상위 10대 증권사 채무보증 규모는 작년 말 기준으로 32조8천364억원으로 2016년 말보다 79% 불어났다.

최근 5년간 채무보증 증가 폭도 심상치 않다. 삼성증권의 채무보증 규모는 2016년 말 2천800억원에서 부동산 시장 상승기에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작년 말 4조2천억원대로 5년간 15배로 불어났다. 신한투자증권(914%), 하나증권(535%), 키움증권(229%), 대신증권[003540](169%), 한국투자증권(80%), KB증권(43%) 등도 채무보증 규모를 늘렸다.

이들 증권사의 공통점은 지난 해 증시와 부동산 시장 호황에 힘입어 큰 수익을 거둔 증권사란 점이다.

문제는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기준금리는 올랐고 증시 상황은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이 매입 확약을 해준 부동산 PF는 이달에만 14조9천392억원어치가 돌아온다. 메리츠증권 2조344억원, 삼성증권 1조8천434억원, 한국투자증권 1조4천412억원, KB증권 1조1천899억원, 하이투자증권 8천668억원, 하나증권 7천693억원, 현대차증권[001500] 6천442억원, BNK투자증권 5천332억원 등이다.

여의도 서울 증권가
서울 여의도의 증권가 모습

증권사들은 차환 발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부동산 PF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대형 증권사 관계자들을 불러 최근 우려가 불거진 중소형사들의 PF ABCP 유동성 위기 해소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3일 자금시장 관련 현황 점검회의에서 "정부의 재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정부'가 축적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서로가 수시로 소통하면서 시장안정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함에 따라 업계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의에서 거론된 방안 중 하나는 이른바 '제2의 채안펀드(채권안정펀드)'였다. 대형 증권사들이 주축이 돼 각사별로 500억∼1천500억원 정도를 갹출해 최대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 중소형사를 지원하자는 방안이다.

구체적인 지원 방식까지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중소형사들이 신용 보강한 PF ABCP를 직접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방안은 국내 투자심리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제다. 실제로 한국증시에서 레고랜드 여파는 단기자금 경색 우려 심화를 부르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교보증권 강민석 연구원은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심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며 "정부가 시장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대책(대규모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급격하게 위축됐던 투심이 일부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형사와 정부의 PF ABCP에 대한 실제 행동 내용에 따라 국내 투자심리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대형증권사들은 부정적인 반응이다. 강원도 레고랜드 PF ABCP 사태가 회사채 시장 경색을 악화시켰다는 인식 속에 지자체의 책임을 업계에 돌리려 한다는 심리적 반발심도 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채권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자 지난 21일 채무보증 지급금 2천50억원을 예산에 편성, 내년 1월 29일까지 갚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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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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