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부동산 PF 규모 202조원, 금융위기 때의 두배

음영태 기자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사 대량 부실 사태가 빚어졌던 2009∼2010년 당시의 두배에 달해 PF 부실에 따른 위기가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0일 '부동산 PF 위기, 진단과 전망, 그리고 제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부동산 PF 위기 현실화에 따른 경제 전반으로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건산연은 대응책으로 부실 처리 과정에서의 예상치 못한 금융 시장 불안 및 사회적 비용 발생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기관들의 손실흡수력 보강, 건설사들에 대한 직접적 유동성 지원장치 마련, 미분양 물량 해소 촉진, 통합적 위기 대응 체계 마련 등을 주장했다.

현재 금융업권별로 실행돼 있는 부동산PF 전체 잔액 규모
현재 금융업권별로 실행돼 있는 부동산PF 전체 잔액 규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공식적으로 알려진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작년 9월 말 기준 134조3천억원이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직접적인 감독 권한을 보유한 은행, 증권 등 6개 금융업권이 보유한 PF 직접 대출의 총잔액이다.

하지만 새마을금고 등 포함되지 않은 업권에서 실행된 PF 대출잔액과 유동화된 금액을 모두 포함할 경우 실제 부동산 PF 규모는 202조6천억원 규모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PF 규모 추정치(100조2천억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보고서는 "훨씬 커진 부동산PF 절대 규모, 다양하면서 복잡한 부실위험의 파급경로, 손실흡수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제2 금융권과 중소건설사들에게 위험이 집중된 구조, 높아진 비용으로 인해 할인분양 등을 통해 미분양을 해소하기 쉽지 않은 문제점 등으로 실제 촉발될 수 있는 손실의 규모와 그에 따른 시장에서 파장은 예상보다 큰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2010년 초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미분양이 급격히 증가하자 PF 연대보증을 제공했던 건설사들이 대거 부실화됐고, 이로 인해 저축은행들의 동반 부실사태가 빚어졌다"며 "현재의 PF 위기는 구조 측면에서 당시와 유사하지만, PF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위기가 과거 저축은행 사태와 비교해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지난 수년간 부동산 PF 시장의 금융참여자가 다양해지고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 조달방식이 확대됐다는 점을 들면서 실물 부문의 부실과 금융시장의 불안이 상호작용하면서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와 달리 손실 흡수력이 낮은 제2금융권과 중소건설사들에 부실 위험이 집중된 점도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금융공급 주체와 신용보강 주체 모두 부실을 충분히 스스로 흡수하지 못해 일부 부문에서 부도 사태가 일어날 경우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워크레인 세워진 건설 현장.
타워크레인 세워진 건설 현장 [연합뉴스 제공]

이밖에 건설 원가의 급격한 인상으로 시행사와 건설사 입장에서 할인 분양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그간 정부의 정책이 금리 급등기 금융사들과 시행사들에게서 발생한 단기적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비교적 효과적이었으나 고금리 지속으로 분양 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장기모기지론의 공급 역시 중단되면서 정책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현 상황을 이같이 진단하면서 PF 위기와 관련해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향후 부실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사태의 발생 가능성에 대비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융권의 손실 흡수력 보강 ▶회생 가능성이 높은 건설사들에 대한 직접적 유동성 지원 장치 마련 ▶ 미분양 해소를 위한 세제 혜택 등 정부의 지원 강화 ▶ 일부 부처에 분산된 위기 대응 시스템의 강화·효율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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