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대통령경호처 압수수색 시도…비화폰 확보 두고 8시간 대치

김영 기자

서버 제출 거부 속 수사 공방 지속

경찰이 대통령경호처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호 핵심 인력의 비화폰(보안폰)과 개인 휴대전화를 확보했으나, 비화폰 서버 확보는 경호처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장은 8시간 넘게 대치가 이어지며 대통령 경호와 형사 절차가 충돌하는 구조적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수사 필요성과 보안 규정 적용 범위를 둘러싼 해석 차이가 사건 전반의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경호처 압수수색 시도
▲ 대통령경호처 압수수색 시도 자료사진 [연합뉴스 제공]

◆ 비화폰 확보됐지만 서버는 무산

경찰 특별수사단은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경호처 김성훈 차장와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비화폰과 개인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비화폰은 도감청·통화녹음 방지 기능을 갖춘 보안 장비로, 내부 서버에 저장되는 교신 기록과 접속 로그는 수사의 핵심 단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비화폰은 통상 주요 지휘 체계와 신속한 의사전달에 활용되기 때문에 권한 남용 여부 판단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경찰은 확보된 단말기 디지털 포렌식을 준비하면서도, 핵심 근거가 될 서버 압수가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서버가 없을 경우 기기 자체에서 복원 가능한 기록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다. 수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비화폰은 단말기보다 서버 정보가 훨씬 중요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 서버 확보 불발…8시간 대치의 배경

경찰이 용산 대통령실 경내 경호처 사무실에 대해 서버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경호처는 군사상 기밀과 대외비 보안 규정을 이유로 협조가 어렵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경호처의 임의제출 자료는 이미 확보된 데이터에 국한된 것으로, 경찰은 "압수수색의 본래 목적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대치 상황이 8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사법 절차가 경호 기능에 의해 사실상 제약되는 비정상적 상황"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반대로 경호처 주변에서는 "대통령 안전과 직접 연계되는 시스템을 외부 기관이 통제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양측의 이견은 단일 사안에 대한 판단 차이가 아니라 서로가 준수해야 하는 규범 자체가 다른 데에서 비롯된 갈등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버 확보가 무산되면서 경찰은 추가 강제수사 필요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 내 별도 구역에 대한 강제 진입은 정치·외교적으로 파장이 적지 않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 법조 충돌과 쟁점 확대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은 윤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저지 행위를 주도하고 지시 불복 직원을 직무배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행위 자체의 위법성뿐 아니라 당시 지시·보고 체계가 내부 규정에 따라 운영됐는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비화폰 서버 내 지시 기록과 시간대별 통신 흐름 등은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사법 권한 행사와 대통령 경호 체계의 특수성이 충돌하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형사법 해설에서는 "대통령 경호 업무는 국가안보적 성격을 갖지만, 형사사건 수사는 법적 통제를 받아야 하는 영역인 만큼 두 체계가 쉽게 조율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법조 분석에서는 "서버 접근 없이 사실관계 판단을 내릴 경우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절차적 충돌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호처는 국가보안 절차 준수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경찰은 형사사법 절차의 강제력을 근거로 든다. 전문가들은 적용 법체계가 서로 달라 해석의 간극이 좁혀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 경호 업무의 법적 적용 범위를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 구속영장 반려 이후 수사 동력 우려

경찰이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반려한 데 따른 수사 동력 약화 우려도 나온다. 핵심 증거 확보가 지연되면 영장 재신청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사건 흐름 자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진다.

검찰의 보완 요구는 "추가 증거 없이는 범죄 구성요건 충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서버 확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찰이 다른 보강 증거를 찾는 데도 난관이 예상된다. 한 수사 해설에서는 "경호처 협조 없이는 지휘 체계의 적법성 여부를 명확히 밝히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건의 핵심은 단순 직권남용 여부가 아니라 지휘 체계 전체의 적법성 판단에 필요한 근거가 확보되느냐에 달렸다"며 서버 확보 여부가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요약:
 경찰은 대통령경호처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호차장·본부장의 비화폰과 휴대전화를 확보했으나 핵심 서버 확보에는 실패했다. 경호처는 군사·보안 규정을 이유로 협조를 거부하면서 8시간 대치가 이어졌고,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 혐의 적용 여부는 서버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구속영장 반려까지 이어지며 수사 동력과 추가 강제수사 방향이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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