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공수처 폐지 논란 재점화…성과와 권한 공방 격화

김동렬 기자

운영 성과 한계와 수사권 논란, 폐지 추진 배경 부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며 제도 실효성과 존속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4일 기준 법안 발의 근거에는 공수처의 낮은 기소 성과와 수사 권한 범위를 둘러싼 위법 논란이 포함됐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관련 사건에서의 수사 방식이 지나치게 확대 해석됐다는 비판까지 제기되며 공방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
▲ 공수처 폐지법 발의하는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 자료사진 [연합뉴스 제공]

◆ 공수처 실적 논란과 운영 한계 제기

폐지 법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공수처가 운영 3년을 넘겼음에도 기대된 성과를 충분히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연간 운영비가 약 200억 원 수준임에도 2023년까지 체포·구속영장 발부율이 0%였고, 기소율도 0.08%에 머물렀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설립 취지였던 ‘고위공직자 비리의 독립적 수사’가 통계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공수처는 2021년 출범 당시 고위공직자 비리를 기존 검찰·경찰 중심 구조에서 독립적으로 다루기 위한 장치로 도입됐다. 다만 설치 초기부터 ‘중복 수사 가능성’, ‘사건 선정 기준의 모호성’, ‘수사 인력 전문성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 의원 측의 문제 제기는 이러한 초기 논쟁과 맞물리며 운영 구조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다시 키웠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수처의 낮은 기소율이 ‘정치적 유불리’, ‘수사 인력 부족’ 등 다양한 요인과 결합된 결과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 지표가 부재하다는 점은 향후 국회 논의에서 폐지 또는 대대적 개편론의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 윤 대통령 사건 수사 놓고 권한 범위 공방 확산

박 의원은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사건을 수사한 과정에서 법적 권한을 벗어난 위법 수사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기소 권한이 없다는 해석이 존재함에도 수사에 착수했으며, 특히 관할 법원을 임의로 선택하는 이른바 ‘영장 쇼핑’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공수처가 법률상 권한 범위를 자의적으로 넓혀 적용한 사례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공수처의 권한 논란은 제도 도입 시점부터 이어져 온 갈등 중 하나다. 공수처법은 공직자·고위직 범죄를 다루도록 규정하지만, 실제 사건 배당 과정에서 해당 범죄의 성격과 권한 범위가 모호한 사례가 꾸준히 발생했다. 윤 대통령 사건은 이러한 구조적 모호성이 극대화되면서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으로 부상했다.

이와 함께 공수처의 사건 처리 절차가 기존 사정기관과 다르게 운영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사안 선별 기준이나 영장 청구 절차에 대한 명확한 운영 지침이 부족하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문제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향후 폐지 법안 심사 과정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 사건 이관·조직 정비 포함된 폐지 법안 핵심 내용

폐지 법안에는 공수처에서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은 관할 검찰청으로, 이미 기소돼 재판 중인 사건은 해당 법원과 대응하는 검찰청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는 조직 해산 이후 사건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조치다. 사정기관 간 중복 분쟁을 줄이고 사건 처리를 일원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한 인력 배치 조정도 법안에 포함됐다. 파견 직원은 원소속기관으로 복귀시키되, 공수처 정규 인력은 법무부·대검찰청·고등·지방검찰청 등으로 재배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수처 해산 이후 인력 공백이나 직무 단절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같은 조치는 공수처의 기능을 기존 검찰 체계가 흡수하도록 하는 방식이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검찰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될 수 있다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특히 공수처 설치 당시 강조됐던 ‘수사·기소 분리’ 가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국회 논의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제도 존속·개편·폐지 사이 복합적 논의 전망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비리 대응 체계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실적 부족과 권한 논란이 누적되면서 존폐 논쟁의 중심에 섰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폐지 여부뿐 아니라 제도 개편 가능성, 권한 축소 또는 역할 조정 등 다양한 대안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수처 본연의 취지를 유지하되, 인력 구성·사건 배당 방식·수사 절차 개선을 중심으로 한 개편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제도의 구조적 오류를 보완하면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견해에 기반한다. 반면 폐지론 측은 공수처가 설립 취지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성과를 보여 왔고 권한 분쟁이 반복된 만큼 제도 자체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향후 국회 논의에서는 공수처 설치 당시 제기되었던 ‘권력기관 견제 장치’라는 명분과, 현재의 성과·구조적 한계가 충돌하는 구도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 입장차가 분명한 만큼 법안 심사 과정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요약:
 공수처 폐지 법안은 낮은 기소 실적과 윤 대통령 사건 수사에서 제기된 권한 논란을 근거로 하고 있으며, 사건 이관과 인력 재배치를 통해 조직 해산 이후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향후 국회에서는 존속·개편·폐지 가운데 다양한 대안이 충돌하며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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