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슈인 문답] 신안산선 공사현장 붕괴, 구조 지연과 안전관리 논란

김영 기자

지하 터널 붕괴로 1명 고립·1명 실종
안전점검 강화 목소리 확산

11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터널 일부가 무너져 근로자 1명이 고립되고 1명이 실종됐다. 사고 발생 직후 소방당국이 긴급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잔해가 넓게 퍼져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사고는 대형 공공 인프라 공사 현장에서 반복되는 안전관리 부실 논란을 다시 불러왔다.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지하 붕괴
▲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지하 붕괴 [연합뉴스 제공]

◆ 사고는 어떻게 발생했나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사고는 11일 오후 2시 30분경, 지하 15m 깊이의 굴착 구간에서 콘크리트 천정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현장에는 근로자 10여 명이 있었으며, 일부는 자력 탈출에 성공했으나 2명은 잔해에 갇혔다. 구조대는 지하 통로 내 잔해 제거 작업을 병행했지만 붕괴 위험이 커 접근이 제한됐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직후 현장 긴급점검반을 투입하고, 시공사인 대형건설사 A사에 공사 전면 중단을 명령했다. 공단 관계자는 초기 조사에서 “지반 보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장비가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방청 국가재난상황센터는 이번 사고를 ‘중대시민재해’로 분류하고, 중앙119구조단을 현장에 파견했다. 사고 발생 4시간이 지난 오후 6시 기준,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 안전관리 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는 총 연장 44.7km 규모로, 국토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공동 발주한 대형 국책사업이다. 2023년에도 동일 노선 내 다른 구간에서 토사 붕괴로 작업자가 다친 사고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구조적 안전 점검 시스템 부실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올해 초 발간한 ‘지하공간 안전관리 평가’ 보고서에서 “국내 지하터널 공사 현장은 실시간 계측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이 많고, 위험 신호가 포착돼도 즉시 중단 절차가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 구간도 해당 시스템이 일부만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공사 관리 감독 체계가 발주처와 시공사 간 분리돼 있는 구조적 한계도 문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위험도 높은 터널 공사에는 외부 안전감리 의무화를 확대하고, 공정별 데이터 모니터링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 정부 대응과 재발 방지책은 무엇인가

국토교통부는 사고 당일 오후 5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전국 철도 건설현장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을 지시했다. 장경호 국토부 철도국장은 “정밀 원인조사와 함께 유사 구간 공사를 즉시 중단시켜 추가 피해를 막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공사와 감리단 관계자를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지 검토에 들어갔다. 법 시행 이후 공공철도 공사에서의 첫 적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노총 건설노동본부는 성명을 내 “안전관리비용 축소와 인력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상시 감리제 도입을 요구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반복되는 대형 공사 사고, 무엇이 바뀌어야 하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일회성 점검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국안전학회는 4월 정책 제안서에서 지하 구조물 공사 시 ‘사전 위험도 평가’와 ‘AI 기반 붕괴 예측 시스템’ 도입을 권고했다. 이는 해외 주요 도시의 인프라 안전관리 표준 절차와 유사한 수준이다.

또한 공공 발주사업의 경우, 계약 단계부터 안전 관련 예산을 별도 계정으로 분리하고, 실시간 데이터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토부는 향후 건설안전정보통합시스템(C-SAFE)을 활용해 모든 공사 현장의 위험신호를 실시간 점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고 현장 인근 시민들은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점검만 반복되고 근본 대책은 없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구조가 완료된 이후에도 후속 조사와 제도 개선이 실질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요약: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 붕괴 사고는 1명 고립·1명 실종으로 이어지며 대형 국책사업의 안전관리 부실을 드러냈다. 실시간 계측 부재, 관리체계 분리, 비용 절감 관행 등이 복합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전국 철도 공사 전반의 점검과 제도 보완에 착수했으며, 전문가들은 외부 감리 의무화와 데이터 기반 안전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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