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미국·UAE, 5GW급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약

장선희 기자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미국이 중동을 새로운 AI 인프라 허브로 육성하면서도 중국의 기술 확장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 트럼프 행정부, 아부다비서 대규모 AI 협정 체결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부다비 방문 중 이번 계약에 공식 서명했다.

이는 UAE 정부가 오랫동안 추진해온 ‘AI 자립 및 데이터 주권 확보’ 프로젝트의 핵심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협정은 미국 상무부와 UAE 정부 간의 양해각서(MOU) 형태로 체결되었으며, 미국 기업이 데이터센터 운영과 칩 관리 권한을 갖는 조건이 포함됐다.

이는 미국이 기술 및 보안 통제를 직접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조치다.

▲ 아부다비에 25.9㎢ 규모 AI 캠퍼스…후버댐급 전력 사용

미국 상무부는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아부다비 AI 데이터 캠퍼스(Horizon Campus)’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부지는 10제곱마일(약 25.9㎢) 규모로, 데이터센터 운영에만 5기가와트(GW)의 전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후버댐 발전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랜드연구소의 레나트 하임 애널리스트는 “이 시설은 지금까지 발표된 어떤 AI 인프라보다도 규모가 크다”라며 “엔비디아 B200 칩 250만 개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전력 용량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평가했다.

▲ 엔비디아·퀄컴·AWS 등 미국 기업 대거 참여

이 초대형 프로젝트는 UAE 국영 기술기업 G42가 건설을 맡고, 운영은 미국 기업들이 직접 담당하게 된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관리하고, 미국이 통제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UAE 전역에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협정에는 퀄컴이 AI 관련 엔지니어링 센터를 건설하며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클라우드 도입 및 사이버 보안을 촉진하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트럼프
[AP/연합뉴스 제공]

▲ UAE, 매년 엔비디아 AI 칩 50만 개 수입 허용 전망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UAE는 이번 협정을 통해 매년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50만 개를 수입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의 칩 수출 통제 정책으로 제한됐던 AI 칩 접근권을 회복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는 동맹국이 미국의 국가안보 기준을 준수한다는 전제하에 첨단 기술을 공유하겠다는 상징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 기술 파트너십 강화로 ‘중국 견제’ 효과 기대

UAE는 세계 주요 산유국 중 하나로, 최근 수년간 AI와 반도체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중동판 실리콘밸리’를 지향해왔다.

그러나 바이든 전 대통령 시기에는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로 인해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어 왔다.

이번 계약은 미국의 기술 규범을 따르되,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병행하려는 UAE의 전략적 중립 외교의 일환이다.

중동연구소(MEI)의 모하메드 솔리만 연구원은 “이번 협정은 UAE가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핵심 기술 인프라에서는 미국의 표준을 따르겠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 미·중 경쟁 속 ‘AI 지정학’의 중동 이동

이번 협정은 단순한 AI 산업 계약을 넘어 ‘AI 지정학’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AI 칩의 제3국 유출을 방지하면서 동맹국 중심의 기술 블록을 구축하고 있으며, UAE는 이를 통해 국가 안보와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 하고 있다.

결국 이번 아부다비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AI 패권 경쟁이 미·중 양극에서 중동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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