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그린 인사이트] 해외 진출하는 전기차 기업, 캐즘 돌파 전략은?

백성민 기자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기차 업계는 가격 인하와 충전 인프라 확충을 통해 대중화의 걸림돌인 ‘캐즘(Chasm)’ 극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현황과 기술력, 글로벌 전략 등을 중심으로 업계의 경쟁력과 향후 비전을 분석했다.

▲ 전기차 시장의 현황과 캐즘 극복 노력

최근 몇 년간 전기차 시장이 캐즘 구간에 진입하면서 높은 차량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제한적인 주행거리 등이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테슬라를 필두로 많은 전기차 제조사들이 차량 가격을 인하하며 구매 장벽을 낮추고 있다.

또 정부와 민간 기업의 협력을 통해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 등 접근성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초고속 충전소를 빠르게 확충하는 중이다.

실제로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충전시설 보조 지침’을 확정하고, 6187억 원의 설치 지원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예산보다 43% 증가한 수치며, 편의성이 높은 급속충전기를 설치하는 사업에만 3757억 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현재 다양한 기업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을 수주해 실행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SK시그넷은 약 200억 원 규모의 사업 수주를 통해 영남과 제주도 지역에 내년까지 총 305기의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게 된다.

이 외에도 현대차그룹에서는 ‘이핏’과 ‘한국전기차 충전서비스’, GS 계열사에서는 ‘GS차지비’와 ‘GS커넥트’ 등의 자회사를 통해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의 최신 전기차 모델 'EV4' [기아차 제공]
기아의 최신 전기차 모델 'EV4' [기아차 제공]

▲ 차세대 4680 배터리, 대중화 가져올까

한편 전기차 편의성 개선을 위한 핵심 기술력은 배터리 분야로, 최근 더 높은 에너지 밀도와 빠른 충전 속도를 구현하기 위한 ‘4680 배터리’의 연구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4680 배터리는 지름이 46mm인 원통형 배터리로, 이전 제품들보다 지름과 길이 모두 크게 증가했다.

단순히 크기를 늘린 것 외에도 배터리 내부에서 전류가 흐르는 ‘탭’을 없앤 탭리스 구조를 택하면서 전류 경로가 짧아지고 내부 저항을 줄였다.

이는 열 발생을 감소시키고 충전 속도는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 생산 공정이 간소화되면서 전기차의 가장 비싼 부분인 배터리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SDI는 지난 3월부터 천안사업장에 4680(46파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며 에너지 밀도 300Wh/kg 이상의 배터리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4680P 배터리는 단순히 테슬라 등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을 넘어 한 단계 진화된 솔루션을 제시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4680 배터리는 지난 2020년 테슬라를 통해 공개되면서 현재까지 주로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 등 일부 제품에만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자동차와 기아차 등 일부 국내 기업은 각형·파우치형 등 새로운 시도를 하며 독자적인 배터리 개발 로드맵과 공급망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해외에서 활로 찾는다 

끝으로 최근 몇 년간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15만 대를 넘나드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 역시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신문물의 수요가 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판로 개척이 이루어지지만, 전기차 보급률이 비교적 낮은 동남아시아와 남미 역시 신흥 시장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례로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아이오닉 5를 생산하고 있으며, 기아는 멕시코 공장에서 EV3 등 전용 전기차 모델 생산을 검토한 바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의 최대 규모 투자처는 미국으로,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특히 가장 해외 진출이 활발한 기업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기업들로,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4680 배터리를 공급하는 주 협력사로 미국·유럽·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지역의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스텔란티스 등 완성차 업체들이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해외 전기차 생산 계획과 배터리 공급을 연동하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최근에는 친환경 배터리 체계 구축을 위해 일본 무역상사인 ‘토요타통상’과 손잡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 ‘GMBI’를 설립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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