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트럼프 “美-베트남 무역합의” 베트남산 20% 관세

장선희 기자

-베트남, 미국산 제품 ‘무관세 수입’ 약속…중국 겨냥한 통상 전략 일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과 새로운 무역합의를 체결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이달 9일 관세 인상 시한을 앞두고 수 주 간 이어진 고강도 협상의 결과로, 베트남 수입품에 20%의 기본 관세가, 중국산 부품을 경유해 들여온 ‘환적품’에는 4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내용이다.

대신 베트남은 미국산 제품에 대해 모든 관세를 철폐하고 자국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이를 “사실상 미국산 제품이 ‘제로 관세’로 베트남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전략적 동반자인 베트남…동시에 통상규율 대상

이번 합의는 영국, 중국에 이은 세 번째 대형 무역합의로, 미국이 글로벌 통상전략의 재정비를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베트남은 트럼프 행정부 내 일각에서 ‘중국 대항마’로 전략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받는 동시에, 중국산 제품의 우회 경유지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던 복합적 대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 람(To Lam)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의 통화 후 이번 합의를 도출했으며, 베트남 외교부는 미국이 고급 기술제품에 대한 수출 제한을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무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럼 서기장은 미국이 베트남을 ‘시장 경제’로 인정하고 특정 고기술 제품에 대한 수출 제한을 해제해 달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관세율은 확정됐지만…세부 조항 미공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주요 내용만 공개했으나 백악관은 아직 구체적 합의문이나 행정명령을 발표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영국 간 무역합의 역시 발표 이후 한 달 넘게 정식 법령이 발표되지 않았던 전례를 감안할 때, 향후 조율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초 ‘상호주의 관세’ 정책의 일환으로 베트남산 제품에 46%의 관세를 예고했다가 협상 여지를 남기기 위해 10%로 줄였다.

▲‘환적품’ 고관세 중국 겨냥…보복 가능성도 제기

블룸버그 경제학에 따르면 이 협정은 중국으로부터 보복 조치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을 경유해 ‘형식상’ 조립 또는 포장만 거친 후 미국에 수출하는 ‘환적(transshipment)’ 문제를 강하게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40%의 고율관세가 환적품에 적용되며, 중국의 보복 가능성도 존재한다.

환적 상품이란 중국 및 기타 국가의 부품이 베트남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거나 최소한의 최종 조립만 거치는 상품을 말한다.

블룸버그의 라나 사제디는 연구 보고서에서 “중국은 자국 이익에 해를 끼치는 양자간 무역합의에 반발해 대응할 것”이라며, “베트남이 환적품에 고관세를 수용한 점이 중국의 반발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AFP/연합뉴스 제공]

▲베트남, 중국 경제 전략적 파트너

베트남은 트럼프 행정부에게 특별한 도전 과제가 되었다.

일부 대통령 고위 보좌관들은 베트남을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베트남의 수출품은 미국 소비자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이 동남아시아 국가의 미국 시장 수출은 최근 몇 년간 급증했으며, 이는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생산을 베트남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나이키, 갭, 루루레몬 아테티카 등 기업들의 공장을 유치하며 의류와 스포츠웨어의 주요 공급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통계국(Census Bureau)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 수입품의 6위 공급국으로, 약 1370억 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출했다.

미국과의 무역 흑자는 국가별 기준으로 중국과 멕시코에 이어 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마감일을 앞두고 최대한 빨리 상품을 선박에 실으려 하면서 5월 선적량은 35%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베트남 수출액은 150억 달러에 불과했다.

▲미국 SUV, 베트남 진출 기대…현실적 한계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로 자동차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웠다.

베트남으로의 미국 자동차 수출 확대는 야심 찬 목표가 될 것입니다.

더 저렴하고 컴팩트한 미국산 SUV조차도 다른 나라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형 SUV는 베트남의 제품군에 멋진 추가가 될 것”이라며 자국 산업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4,500달러로, 미국의 20분의 1 수준이다.

자동차보다는 오토바이가 중심인 베트남 시장 특성상 SUV 수요가 급증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S&P 500 지수는 올랐으며 가구주와 의류 제조업체 주가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ON 홀딩, 나이키, 룰루레몬은 모두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주가 지수는 목요일 최대 0.5% 상승하며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동화는 장 초반 달러당 최대 0.3% 하락한 26,234동으로, 중앙은행이 일일 기준환율을 최소 2005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美와 ‘전방위’ 협상…트럼프 기업 프로젝트도 ‘호재’?

이번 합의를 위해 베트남 고위급 관리들이 잇달아 미국을 방문해 농산물(30억 달러) 구매 계약을 맺고, 나이키·갭 등 미국 기업들과도 접촉을 이어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추진하는 15억 달러 규모의 고급 리조트 개발사업이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것도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는 5월 베트남 총리와 함께 착공식에 참석, 해당 프로젝트는 5성급 호텔과 골프장, 고급 주거단지 등을 포함한 대형 복합단지(990헥타르 규모)로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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