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AI 칩 기술 전쟁…미국 말레이시아·태국 겨냥 왜?

장선희 기자

트럼프 미 행정부는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의 AI 칩이 중국으로 우회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와 태국에 대한 AI 칩 수출을 제한하는 규제를 추진 중이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통제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4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 보도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중국이 엔비디아의 첨단 AI 프로세서 판매를 사실상 금지한 상황에서, 이 두 동남아시아 국가의 중개업체를 통해 해당 부품을 조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초안을 마련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대상 AI 칩 수출 규제 이유는?

미국은 중국 본토에 직접적으로 AI 칩을 판매하지 못하게 막아왔으나, 동남아 국가들이 제3국 우회 경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들 국가를 통한 "칩 밀수(smuggling)" 우려가 커졌다.

최근 말레이시아로의 칩 수출이 급증한 점도 미국 정부가 주목하고 있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수년간 어떤 국가가 어떤 조건 하에 미국산 AI 칩을 수입할 수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논쟁을 벌여 왔다.

한편으로, 전 세계가 엔비디아의 하드웨어를 원하고, 미국 정책 입안자들도 세계 각국이 중국보다 먼저 미국 기술 기반의 AI 시스템을 구축하길 바라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반도체가 미국 및 동맹국을 떠난 후에는 결국 중국으로 유입되거나 중국 AI 기업들이 해외 데이터센터에 원격으로 접속해 그 칩을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워드 루트닉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새로운 규제의 주요 내용은?

말레이시아와 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는 해당 국가에서 상당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가 포함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한 가지 조항은 미국과 수십 개의 우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규정 발표 후 몇 달 동안 라이선스를 신청하지 않고도 양국에 AI 칩을 계속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라이선스 요건에는 공급망 차질을 방지하기 위한 특정 면제 조항도 여전히 포함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패키징(기기에 사용될 칩을 포장하는 공정)과 같은 핵심 제조 단계를 동남아시아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에 대한 규제 완화와 함께 소위 AI 확산 규정에 따른 전 세계적인 규제를 공식적으로 해제할 계획이다.

이 규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전임 행정부의 AI 확산 접근 방식 개편의 첫 공식 단계가 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바이든 행정부의 'AI 확산 규칙(AI Diffusion Rule)' 일부 폐기했다.

상무부는 지난 5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자체적인 "대담하고 포용적인 전략"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동맹국과 기업들의 반발을 샀던 바이든식 규제를 철회하고, 트럼프식 통제체계로 전환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을 포함한 40여 개국에 대한 기존 수출 제한은 그대로 유지하며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강화된 중국 중심 반도체 통제는 지속적으로 적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제외한 더 광범위한 국가로의 AI 칩 수출을 궁극적으로 규제할지는 불확실하다.

루트닉 장관은 의회 증언에서 "미국은 동맹국들이 승인된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업체가 운영하고, 해당 데이터센터와 연결된 클라우드가 승인된 미국 운영업체인 경우 AI 칩을 구매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밀수 위험에 초점을 맞춘 단속 조치에 대해 이전에 질문했을 때, 태국은 세부 사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으며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는 기술 부문에 명확하고 일관된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규제 한계와 업계 반응은?

이 초안은 전면적인 대체안이 아니며, 특히 해외 데이터센터에서 미국산 AI 칩을 어떻게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가에 대한 기준이 부족하다.

중동 국가들의 칩 활용 문제 역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더 많은 국가들이 규제 대상에 추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비디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젠슨 황 CEO는 "AI 칩의 우회 유입에 대한 증거는 없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정부 역시 아직 공식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나, 말레이시아 투자부는 "명확하고 일관된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을 비롯한 기업들이 말레이시아의 데이터 센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말레이시아의 칩 출하량이 급증했다.

미 행정부의 압력에 따라 말레이사아 당국은 이러한 수입품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상무부의 초안 규정은 미국이 여전히 우려를 표명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말레이시아에 대한 반도체 판매는 또한 이웃 국가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싱가포르에서는 AI 서버가 말레이시아로 수출되면서 최종 목적지를 허위로 신고한 혐의로 3명이 기소되었으며, 이 서버에 엔비디아 칩이 포함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단, 엔비디아는 조사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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